글로벌 네트워크-ICT 활용해…해외 환자 사후까지 원스톱 관리
기관별 국제진료팀 통합해 개편
언어별로 응대 인력 배치하고
최적화된 전문 의료진 선별-배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의 발길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감소한 국내 외국인 환자는 지난해 24만8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했다.
차병원은 3월 ‘차국제병원’을 오픈했다. 차병원의 각 기관에 존재하던 국제진료팀을 통합해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개편한 것.
차국제병원은 외국인 환자가 차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상담 과정부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외국어별로 응대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외국인 환자에게 최적화된 전문 의료진을 선별해 진료를 볼 수 있도록 시스템도 구축했다.
특히 차병원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IC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년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추진하는 ‘ICT 기반 외국인 환자 사전 상담과 사후관리 시범 운영 사업 참여기관’으로 선정되면서 해외 거점 국가와 사전 상담 및 사후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 등 7개국 94개 차병원의 의료 거점 센터를 활용해 국가를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차병원의 난임 치료 기술은 해외 환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점은 4회 연속 보건복지부 외국인 환자 유치의료기관 평가인증(KAHF)을 획득했다. 그중에서도 많은 중동 환자가 난임 치료를 위해 차병원을 찾는다. 최근에는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환자도 난임 치료와 난자 동결 등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위해 차병원 진료 예약을 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는 한정된 체류 기간 안에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고난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차병원은 해외에 있는 환자가 한국 방문 전에 온라인으로 한국 주치의를 미리 만나 치료 계획과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부인암과 같은 고난도의 수술도 환자의 상황과 일정에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수술을 마치고 귀국 후에도 현지 협력 병원 의료진과 국내 의료진이 원격으로 치료 경과를 관리하며 환자 만족도를 높였다.
차병원의 분만 비결은 외국인 환자에게도 인기다. 주치의 책임 분만, 자연주의 출산,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 및 신생아 집중치료실 운영은 해외 환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출산 후 아늑하고 편안한 산후조리원에서 차병원 의료진의 전문적인 관리를 받으며 회복할 수 있는 것도 차병원을 찾는 이유다.
차병원은 각국의 언어를 구사하는 전문 인력을 두고 내원 전 상담부터 일정 관리, 숙소와 교통 예약을 돕고 있다. 환자가 자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사후관리 서비스를 한다. 이는 처방한 약을 잘 먹고 있는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이외에도 현지 병원에서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진단과 치료, 처방 자료를 해당 국가 병원에 전달해 준다.
차병원은 외국인 환자 진료의 허브 센터 역할을 자처한다. 타 기관 연계 서비스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에 상주하는 외국인이 의료 서비스를 편리하게 받도록 할 계획이다.
“원격 진료로 환자 만족도 높여”
김영탁 차국제병원 원장
“해외 환자 한 명을 치료하면 차 한 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경제 효과가 있다.”
김영탁 차국제병원 원장의 말이다. 국내 많은 병원이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해 애쓰는 이유기도 하다.
외국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많은 경우 현지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현지에 병원이 있는 경우다. 차국제병원은 해외 환자를 유치하고 질환별로 적절한 병원을 연결한다. 또한 각국의 병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환자들 사이에 입소문도 중요하다. 김 원장은 “과거에는 어쩔 수 없이 치료 전·후 과정이 미흡해 환자 불만이 상당했다”라며 “ICT 사업으로 원격 진료를 시행한 후 외국인 환자의 만족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차병원에는 10년간 12만 명의 해외 환자가 다녀갔다. 차움 검진과 난임, 부인암 등을 치료받았다.
김영탁 교수는… |
국내 부인암 최고 권위자인 김영탁 교수는 분당차여성병원장과 함께 차국제병원장에 취임했다. 김 교수는 자궁근종, 자궁암, 난소암 등 부인암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연구와 자궁암 예방 백신 개발을 선도했다. 1989년 서울아산병원 개원부터 34년간 산부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2300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했다. 100여 편의 연구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와 학술 대회에서 발표하며 국내 부인암 치료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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