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埋伏兵
이홍렬 기자 2023. 12. 20. 03:03
16강전 제6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왕싱하오 八단 / 黑 박정환 九단 흑>
白 왕싱하오 八단 / 黑 박정환 九단 흑>
<제4보>(64~78)=왕싱하오(19)는 2022년 초 열린 제7회 TWT 대회서 신진서를 꺾고 우승했다. 비공식 인터넷 이벤트였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올해엔 중국 최대 기전인 창기배 결승서 세계 메이저 2관(冠) 관록의 미위팅을 완파하고 우승했다. 세대별 국제 이벤트 대회인 녜웨이핑배도 접수하는 등 펄펄 날았다.
흑 ▲에 64는 당연. 그런 뒤 65로 뒷문을 잠갔다. 흑 5점을 끌고나올 수는 있지만 짐이 된다. 이때가 백도 작전의 기로였다. 참고도 1의 요소를 차지할까, 말까. 20까지 놓고 보면 득보다 실이 많다. 문제는 그 직후 놓인 68의 젖힘수. 흑이 ‘가’로 밀어주길 바랐던 건데 즉각 69로 끊어오니 골치 아파졌다. 68로는 ‘나’로 응수 타진 후 ‘다’에 붙여가는 게 좋았다.
흑은 ‘라’의 절대 선수를 교두보로 좌변 백진을 헤집기 시작한다. 75가 박정환다운 탁월한 감각. ‘마’에 두는 것보다 훨씬 날렵하다. 좌하귀 침투를 노리면서 백의 중앙 약점을 은근히 위협하고 있다. 76은 고심의 일착. 우상 일대 흑진 파괴부터 서두르는 수다. 박정환이 77로 한 칸 뛴 수를 신호탄으로 중원 여기저기 매복해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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