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음식 시대 열린다… ‘웰니스’ 열풍 타고 시장 커져
소비자, 코로나19 후 건강 관심 커져… 기능성 성분 넣은 제품 개발 잇따라
“활력 증진, 스트레스 해소” 소개
‘케어 푸드’도 소비층 확대 노려… 원하는 성분만 먹으려는 소비자 겨냥
고령화 진입 한국서도 발전 기회
지난달 한 식품 전시회에서 폴란드 차 브랜드의 전시관(부스)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순간 약국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관계자들은 차의 맛을 설명해 주는 게 아니라 잠은 잘 자는지, 소화는 잘되는지, 내 몸의 불편한 곳을 물어보고 처방을 내려주는 방식으로 차를 권했다. 신선한 방식의 접근인 데다, 몸에 좋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꼭 그 차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경험이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대다. 2000년대 참살이(웰빙) 열풍,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소비자들은 면역력 개선이나 숙면, 집중력 강화 같은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근무 환경 개선,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추구와 같은 사회적 건강까지 챙기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웰니스’라는 말을 많이 쓴다. 웰빙이라는 말이 ‘몸의 건강’에 집중돼 있다면, 웰니스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무언가에 몰두하거나 열중하고 있는, 나의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도 웰니스로 정의한다.
매년 식품 트렌드를 선도적으로 발표하는 미국 유기농 전문 마켓 홀푸드마켓의 내년 식품 트렌드의 주요 소구점은 건강과 웰니스다. 앞으로 출시될 식품들은 소비자의 웰니스를 고려한 다양한 기능성 성분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의 티(차) 브랜드 ‘핫 티 마마’는 폐경기 여성들의 컨디션에 맞게 티의 온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녹차 베이스에 라즈베리잎, 세이지, 은행잎, 인삼 등을 넣어 활력을 주는 기능성 티를 개발했다. 미국 브랜드 ‘핫 WTR’은 무알코올 홉 블렌딩 음료를 출시했는데, 스트레스와 긴장을 해소해 주는 아슈와간다와 기분과 인지력 향상을 돕는 L-테아닌과 같은 강장제 성분을 추가해 주목을 받고 있다. 쉽게 말하면 약국에서 파는 자양강장제가 아니더라도 물이나 음료에 내가 원하는 특정한 영양소나 성분이 들어가 있으면 소비자들은 그 상품을 구입할 것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주목해야 할 시장으로 케어 푸드도 있다. 케어 푸드는 본래 요양원이나 병원에서 노인이나 환자 등 특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환자식 또는 노인식이었다. 최근에는 개인에게 맞춤형 식단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포인트로 접근하고 있다. 어딘가 아프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는 성분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으로 전 연령대를 아우르고 있다. 1940년 영국에서 시작된 브랜드 ‘밀스 온 휠’은 채식, 저염식, 소화가 잘되는 음식, 당뇨, 락토프리식 등 200가지가 넘는 다양한 식단을 냉장·냉동 상태로 집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일찍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은 케어 푸드를 선물용 디저트로도 판매하고 있다. 메이한식품은 두부로 푸딩을 만들어 백화점용 포장과 디자인으로 판매해 연말연시에 소비자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의료식품 도매업체인 미시마상사는 가고시마현의 명물인 흑당 소주 ‘렌토’로 만든 렌토 젤리를 선보여 식사 제한으로 주류를 섭취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노인식은 선물하기 꺼려지지만 디저트는 선물하는 데 부담이 없다는 소비자의 심리를 공략한 셈이다.
김유경 푸드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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