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 안마’에 온돌 찜질방 효과까지… 車 이젠 ‘시트 전쟁’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타격식 마사지 시트’ 기능이 19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신기술 인증’은 국내 최초 개발이거나 기존 기술이 혁신적으로 개선된 경우 받는 인증 제도이다. 현대트랜시스는 최초 개발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자동차 안마 시트는 공기의 압력을 이용하는 간접 마사지 방식이 전부였다. 이 때문에 세기가 약해 효과가 작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현대트랜시스는 몸을 직접 두들기는 타격 방식을 적용해 실제 안마 의자 정도의 세기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는 시트 두께를 얇게 유지해 연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열선, 통풍 기능과도 간섭이 없어야 해 까다로운 기술로 꼽힌다.
완성차·부품 업체들이 차량 시트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10년간 시트 산업은 통풍·열선 탑재나 허리 지지 기능과 같은 탑승자의 안락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발전해 왔다. 그 결과 비행기 일등석 같은 착좌감과 편의 사양을 구현한 대형 세단의 좌석도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엔 차량 내에서 운전뿐 아니라 문서 작업, 영화 감상, 캠핑 등 다양한 활동이 늘어나면서 공간으로서 역할과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 오너 드라이버는 시트를 통해 마사지, 소음 제거, 안전 경고 등을 받을 수 있고 동승자의 휴식이나 콘텐츠 감상을 위한 시트 기능도 강화되는 추세다. 자세 제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시트 제작 때부터 정형외과 의사를 참여시키는 업체도 있다. 디스플레이, 반도체와 함께 미래차 시대의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시트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몸에 맞게 모양 바꾸고, 의사들과 협업도
현대차는 MIT 미디어랩과 손잡고 ‘반응형 시트’를 개발 중이다. 탑승자가 앉으면 시트가 체형을 감지한 뒤 이에 맞게 자동으로 모양을 변형하는 기술이다. 이는 최근 제네시스 차량에 적용된 다양한 맞춤형 자세 옵션을 뛰어넘는 기술로 긴 벤치 모양의 좌석이 승객 수와 몸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변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의 승객을 태우는 PBV(목적 기반 차량)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핵심 기술로 분류하고 개발 중”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또 전통 난방 시설인 온돌 원리를 이용해 차량 바닥 등을 데우는 특허도 출원한 상황이다. 배터리의 잔열을 이용해 차량을 찜질방처럼 만드는 원리로 탑승자가 누워 이동하는 경우 만족도가 큰 기술로 전망된다.
스웨덴 업체 볼보는 시트를 설계할 때부터 정형외과 의사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시트에 앉는 탑승자의 바른 자세를 만들기 위해 의사들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볼보 시트가 경추나 머리를 잘 지지해 준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한다. 볼보는 인체공학적 시트 설계로 지난해 미국 척추교정치료 기관인 카이로프랙틱 협회로부터 안전 승인도 받았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가 내놓은 레인지로버에는 머리 쪽 시트 부분에 외부 소음을 줄여주는 기능이 탑재된 스피커 두 대가 내장돼 있다. 이 스피커는 소음 대역에 해당하는 주파수를 제거해 운전자가 대화를 나누거나 음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쉐보레 차량 시트는 차량 왼쪽 바퀴가 중앙선을 밟으면 왼쪽 시트에 진동을 전달하는 식의 경고등 역할도 한다.
◇에너지 효율, 안전 입증 등이 실력
이 같은 시트 혁신의 최대 적은 에너지 효율 문제다. 장치를 많이 넣어 기능을 추가하는 건 쉽지만, 이 경우 차가 무거워지고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는다. 특히 미래차에선 전기 등을 쓰는 장치가 많아 더 효율적인 시스템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최근 업계에선 시트 소재에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예컨대 여름철 뜨겁게 시트가 달궈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열을 반사하는 재료로 코팅하거나, 적외선 반사 저감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시트를 식히는 데 에너지를 덜 쓸 수 있다.
다만, 과도한 시트의 변형은 차량 사고 때 피해를 키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고 발생 때 자세를 뒤로 젖히거나 눕는 자세는 안전벨트에서 빠져나가고 목이 꺾이는 등 앉는 것보다 50배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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