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이정후 “1억달러 듣고 다리 떨렸다”
협상서 “나를 원하는 팀” 느껴
홈구장 오러클파크에 기대감
“내 장점 살리면 잘 맞을 구장”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고 금의환향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가 빅리그에서의 첫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정후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수백명에 달하는 취재진은 물론 수많은 팬들이 공항을 찾아 이정후의 귀국을 반겼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연평균 1883만달러)에 계약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이정후는 아시아 야수 최고액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샌프란시스코 오러클파크 클럽하우스에서 입단식을 가진 이정후는 “입단식보다 지금이 더 떨린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1차 목표’로 꼽았던 이정후는 “가서 잘하는 게 이제 두 번째 목표”라고 했다.
처음 샌프란시스코가 제안한 1억달러가 넘는 계약 규모를 들었을 때에는 다리가 떨릴 정도였다고 했다. 이정후는 “명문 구단에 가게 되어서 영광이다. 구단에서 나에게 투자해주신 만큼 기대에 걸맞은 플레이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제안을 한 다른 구단들도 있었지만 샌프란시스코 단장님이 한국에도 오셨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나를 원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새 홈구장이 될 오러클파크를 밟을 때에는 꿈만 같았다고 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장으로 꼽히는 구장 아닌가. 들어서자마자 거대하다, 웅장하다, 좋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했다.
이제 이정후는 새 무대 적응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타격폼을 바꿨다가 부진에 빠지며 시행착오를 겪은 이정후는 다시 되찾은 원래 타격폼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한다. “우선은 부딪쳐 보겠다”며 “부딪치다 보면 몸이 거기에 맞게끔 변화가 될 것이다. 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담장이 높고 외야가 넓은 홈구장을 보고 오니 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정후는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고 좌우중 간을 갈라서 칠 수 있기 때문에 내 장점을 잘 살리면 나에게 잘 맞는 구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구 선수로서는 못한 우승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인 때 신인왕을 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가 받았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생각해볼 문제라서 처음부터 목표를 잡고 할 것 같진 않다. 그냥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정후는 비자 발급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국내에서 훈련하다 미국에 갈 예정이다. 이정후는 “10월부터 운동을 계속하고 미국에서도 훈련을 해서 몸 상태는 정말 좋다”며 “일정이 나오는 대로 빨리 미국에 들어가서 몸을 만들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인천공항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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