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첫 낙서범은 10대 남녀 "돈 주겠다" 지인 제안받고 범행

사흘만에 주거지서 붙잡혀
다음날 추가 낙서한 20대
"관심 받고 싶어서" 진술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로 44m의 '낙서 테러'를 벌인 10대 피의자들이 범행 사흘 만인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6일 새벽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하고 도주한 피의자들을 각자의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남성 피의자인 임 모씨(17)는 19일 오후 7시 8분께 경기 수원 소재 집에서, 여성 피의자인 김 모씨(16)는 오후 7시 25분께 인근 주거지에서 체포됐다.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순순히 '스프레이 테러' 범행을 시인했다. 이들은 체포 당시 모두 집에서 휴식 중이었으며 범행 도구인 스프레이는 현장에서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임씨와 김씨는 서로 연인 관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새벽 경복궁 담장 일대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 공짜' 문구와 함께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문구 등을 낙서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임씨는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낙서를 쓰면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지난 16일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이동한 사실을 확인하고 압수수색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택시 승·하차 기록과 결제 내역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체포가 늦어진 이유는 폐쇄회로(CCTV) 화질이 균일하지 않아 동선 파악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며 "오인 체포 방지를 위해 다각적인 교차 검증을 통한 용의자 특정 및 체포영장 발부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의 범행 바로 다음 날 경복궁 담벼락에 추가 낙서를 한 20대 남성 A씨는 전날 종로서에 자수해 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A씨 또한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낙서를 적은 이유에 대해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낙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