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선수 빠져도 대체 카드…키움은 항상 ‘대책’이 있다
강정호 공백은 김하성이 메우고
박병호 이탈 땐 기동력으로 해결
김하성 떠난 뒤엔 김혜성이 제 몫
이정후 ‘빈자리’ 이주형에 기대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KBO리그에서는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로 통한다. 올겨울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이정후까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입찰제)으로 4명을 빅리그에 입성시키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로 이적할 정도라면 ‘대형 선수’다. 원소속팀으로선 전력 공백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키움은 그때마다 ‘대체 카드’를 만드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공백을 최소화해왔다.
히어로즈에서 메이저리그로 날아간 첫 주자는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2014년 유격수로 뛰면서도 OPS 1.198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찍고 2015년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에 입단했다. 5번 타자 겸 유격수였던 강정호의 빈자리가 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히어로즈는 2년차 내야수 김하성을 유격수로 세우며 변수를 줄였다.
김하성은 2014년만 해도 59타석만 뛴 대수비 요원이었지만 2015년 유격수로 140경기에 출전했다. 그해는 8번 타자로 주로 나왔지만 타율 0.290에 148안타 22도루 OPS 0.851을 기록했다. ‘대체 카드’가 아닌 또 하나의 발굴이었다.
키움이 포스팅으로 주력 선수를 보낸 뒤 어려움이 가장 컸던 시즌은 ‘거포’ 박병호가 미네소타에 입단한 2016년이었다. 박병호가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린 이듬해였다. 키움은 윤석민과 외국인 선수 대니돈 등에게 4번 자리를 맡겼으나, 십시일반으로 아쉬움을 줄이는 수준이었다. 키움의 2015년 4번 타자 OPS는 0.884로 나쁘지 않았지만, 박병호가 기록한 1.124와 비교하면 간극이 컸다. 당시 키움 사령탑이던 염경엽 감독의 주도로 장타력의 팀에서 기동력의 팀으로 변신한 시즌이기도 하다.
키움은 김하성을 샌디에이고에 보낸 2021년에는 김혜성으로 포지션과 타순 공백을 해결했다.
2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하던 김하성의 2020년 타율은 0.306, 김혜성의 2021년 타율은 0.304였다.
이정후의 다음 주자도 일단 준비돼 있다. 지난 7월 말 LG에 최원태를 주고 데려온 외야수 이주형을 이정후가 지켰던 자리에 거의 그대로 쓰고 있다.
이정후가 발목 부상으로 후반기에 뛰지 못하면서 이주형을 무대에 올려볼 기회도 많았다. 이주형은 키움 이적 후 타율 0.330 OPS 0.911을 기록했다. 이정후가 올시즌 초반 부진을 겪으며 부상 전까지 기록한 타율 0.318 OPS 0.861보다 오히려 좋았다. 이에 키움은 이정후에 대한 그리움도 빨리 털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팅 이후 시즌에도 매번 가을야구를 했던 것은 자부심일 수도 있다. 히어로즈는 강정호가 빠진 2015년에는 정규시즌 4위, 박병호까지 이탈한 2016년에는 정규시즌 3위에 올랐다. 김하성을 보낸 2021년에도 5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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