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쟁으로 가동 멈춘 ‘러시아 공장’ 일단 매각
이진주 기자 2023. 12. 19. 21:41
2년 내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 고려 매각액 14만5천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동이 중단돼온 러시아 공장을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1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공장(HMMR)의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2020년 인수한 제너럴모터스(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함께 판다.
매각 대상은 러시아 현지 자동차 조립업체 아트 파이낸스(Art-Finance)다. 매각 금액은 단돈 1만루블(약 14만50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각 후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buy back)’ 조건을 내건 점이 고려됐다. 2년 내 전쟁이 끝나면 바이백 조항을 이용해 다시 러시아에 진출할 수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실제로 약 14만원에 공장을 넘겨야 할 수도 있다.
지난해 프랑스 완성차 기업 르노는 6년 내 되살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고 러시아 정부에 2루블(약 29원)에 공장을 매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바이백은 한시적으로 철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아트 파이낸스는 저희가 재매입할 때까지 공장을 운영할 수 있어 서로 윈윈이라고 할 수 있다”며 “1만루블은 바이백 조건에 대한 상징적인 금액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6번째 해외 생산거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2011년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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