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직 회장 '연임 특혜' 없앴다.. 21일 차기 CEO 선임 착수

정상균 2023. 12. 1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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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新지배구조 개선안 확정
21일 CEO후보추천위원회 본격 가동
최정우 회장도 이날 연임-퇴진 의사 밝힐 듯
현직 회장 연임 우선심사제 폐지, 공정성↑
승계카운슬도 없애고 후보군 발굴 확대
후보 자격심사 등 CEO후보추천위로 일원화
선임 절차 개정에 최 회장 연임 여부 의견 갈려
사업전환 성공·성장기반 닦은 CEO로 '명퇴' 무게
미래사업 연속성 등 강조, 3연임 시도 가능성도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포스코그룹이 차기 대표이사 회장 선임 절차를 오는 21일 착수한다. 이와 동시에 '셀프 연임' 논란이 컸던 회장 선출 절차도 대폭 손질했다. 가장 먼저 현직 회장 연임 우선심사제 및 승계 카운슬을 폐지했다. 대신 다양한 후보군 발굴과 자격 심사를 CEO후보추천위원회로 일원화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조만간 연임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현직 회장 연임의사 무관, 선임 절차 착수

19일 포스코홀딩스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포스코형 신(新)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안은 공정, 투명성 강화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회장 선임 절차에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했다. 현직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 여부와 관계없이 임기만료 3개월 전에 회장 선임 절차를 개시한다.

이렇게 되면 신임 회장 후보군 발굴을 위한 '승계카운슬'도 폐지된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 추천위원회가 회장 후보군 발굴 및 자격심사 기능을 수행한다.

연임 우선 심사제는 그간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소유분산기업인 포스코그룹의 현직 회장이 공정한 경쟁 없이 '셀프 연임'할 수 있는 특혜 규정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후보추천위가 발굴한 회장 후보군의 객관적인 자격심사를 위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회장후보인선자문단을 새로 도입한다. 자문단의 평가 의견을 회장 후보 자격심사에 반영한다.

포스코그룹은 회장 후보군의 자격 요건을 구체화하고 사전 공개한다. 자격 요건은 △경영 역량 △산업 전문성 △글로벌 역량 △리더십 △진정성·도덕성 등 5가지 항목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홀딩스는 회장 후보군에 대한 체계적 발굴·육성과 공정한 관리를 위해 내년부터 이사회 산하에 회장 후보군 관리위원회(가칭)를 상설위원회로 운영한다.

최정우 회장 침묵 속 3연임-퇴진 의견 갈려

이번 지배구조 개선이 최 회장의 3연임 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임 우선 심사제 폐지에 따라 최 회장은 연임 의사를 밝히면 다른 후보와 동등하게 경쟁한다. 연임의 정당성을 갖는 명분이 될 수 있으나, 경쟁에서 탈락할 경우 불명예를 안게 된다는 게 부담이다. 게다가 내부인사가 아닌 외부인사 후보와의 경쟁도 변수 중 하나다.

이런 상황 탓에 포스코 안팎에서도 최 회장의 연임 의사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최 회장도 2연임 당시(2021년 3월부터)와 달리 이번 3연임 의사 표명에선 속내를 좀처럼 내비치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보면 '박수받을 때 퇴장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내년 3월 물러나면 임기를 온전히 마치는 포스코그룹 첫 회장으로 기록된다.

이와 달리 이번에 회장 선출 룰이 바뀐 이상 연임 명분과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점, 미래 사업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점 등에서 최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포스코 수장 선임은 내부 절차에 따라 진행되지만 정치권력 변화 및 포항·광양 지역 여론, 내부 구성원의 지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설령 최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지라도 현 정권과 관계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것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진통을 겪었던 KT 대표 선임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 회장이 재계 5위 수장이자, 임기 5년차의 성공한 CEO로 평가받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한번도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업계가 '정치권과의 불편한 신호'로 해석하는 이유다.

최 회장이 재임 6년간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에너지 등 비철강사업 전환 성공, 큰 폭의 성장기반을 놓았다는 공적에선 내·외부에서 이견이 없다.

하지만 포스코그룹에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3연임에 나선다면 2000년 민영화 이후 한 사람이 10년에 가까운 지배구조를 갖게 되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구성원 입장에선 연속성과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복잡한 심정일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1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을 의결한다. 이날부터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한다.

차기 회장 후보에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 거론된다. 외부인사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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