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일본 돈 ‘싹쓸이’ 했다…한달 만에 1조원어치 늘었다는데

한은 ‘2023년 11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 통계
“엔저에 투자 늘고 일본 여행 수요도 증가한 영향”
전체 외화예금은 1017억6000만달러…달러는 59억 늘어

지난 10월 31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서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고있다. <김호영기자>

엔저를 겨냥한 투자 열풍으로 엔화예금이 11년만에 최대폭 증가하며 100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017억6000만달러로 전월보다 74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 8월과 9월에는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으나 10월 들어 46억1000만달러 증가로 전환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자금을 말한다.

통화별로 보면 일본 엔화 예금 잔액이 11월 말 기준 99억2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13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월간 증가폭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6월 이후 최대치였으며, 엔화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 6월 증가 폭인 12억3000만달러보다 큰 수준이다. 엔화 예금 잔액도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체 외화예금 중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9.8%로 역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는 원·엔 환율이 최근 2008년 만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엔저 현상에 따른 투자가 늘었고, 일본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환전도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엔화 관련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과 개인 예금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