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동성커플 축복' 허용…그동안의 전통 뒤집었다
8년 전 로마 바티칸 교황청이 발칵 뒤집어진 일이 있습니다. 바티칸 고위 성직자였던 카람사 신부가 "나는 동성애자"라며 커밍아웃을 한 겁니다. 아예 남자친구까지 대동해 카메라 앞에서 폭탄선언을 했죠. "동성애자들도 모두 하느님의 자녀다" "가톨릭교회가 동성애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교황청은 곧바로 이 신부의 사제직을 박탈했습니다.
교황청은 오랫동안 동성애 행위를 죄악으로 규정해 왔습니다. 동성 커플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당연한 전통이었죠.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소수자를 끌어안는 행보를 보이며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죠. 마침내 이번엔 그 동안의 전통을 뒤집는 결정을 내놨습니다. 가톨릭 사제들에게 동성 커플 축복해도 된다고 공식 승인 입장을 밝힌 겁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승인을 받은 교황청의 교리 선언문입니다.
동성 커플에 대해서도 사제가 축복을 내릴 수 있다는 표현이 담겼습니다.
선언문에선 하느님의 도움을 구하는 사람에게 축복이 내려지는 것이며 하느님의 사랑은 훨씬 큰 차원으로 표현되는 것이라고 이를 부연했습니다.
교황청은 지난 2021년 동성애에 대해 교회의 교리를 훼손한다며 축복할 수 없다는 교리를 선언했지만, 이번엔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다만 동성애에 대해 결혼처럼 하나의 예식으로 고정될 수는 없다고 밝혀 이성간의 혼인성사를 규정한 전통적 교리를 완전히 바꾼 것은 아닙니다.
[마틴 하드윅 / 영국 맨체스터 : 기독교 신앙이 동성 결혼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누구나 하느님께 축복받을 수 있어야죠.]
[멜레이나 곤잘레스 / 미국 뉴욕 : 교회가 동성결혼에 대해 더 전향적이 되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사회를 위한 진전을 이루죠. 그렇게 해주면 좋겠어요.]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이 가능해진 것은 그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적인 카톨릭 성향에 맞서 동성애 등 성소수자를 포용하려는 제스쳐를 취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교황은 앞서 지난 2월에도 동성애를 인정하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지난 2월 : 동성애를 가진 분들도 하느님의 자식입니다. 하느님은 그들을 사랑하십니다. 그들과 함께 하십니다.]
[운영 콘텐트서비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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