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골+클린시트' 김민재, 유럽 5대 리그 '라운드 베스트 11' 선정...각종 매체 싹쓸이!
[포포투=김아인]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트린 김민재가 각종 매체에서 최고의 평가를 싹쓸이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8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서 슈투트가르트에 3-0으로 대승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뮌헨은 리그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선발로 출전한 김민재가 뮌헨 데뷔골을 터트렸다. 해리 케인의 멀티골로 앞선 2-0 상황이었다. 후반 19분 코너킥 상황에서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것을 헤더로 마무리하며 쐐기골을 만들었다. 분데스리가 입성 후 처음 터트린 득점이었다. 김민재의 득점에 힘입은 뮌헨은 3-0으로 슈투트가르트에 대승을 거뒀다.
어시스트 기회도 두 번이나 있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김민재가 걷어낸 공을 받은 뮐러가 추가골을 만들었지만 이 역시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후반 10분에 나온 케인의 추가골은 김민재가 머리로 떨궈줬지만, 슈투트가르트 수비를 맞고 나오면서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다.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득점에 앞서 전반전에서도 슈투트가르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5분에도 김민재는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프리킥을 헤더로 방향만 바꿔놓으며 득점하는 듯 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석연치 않은 득점 취소였다. 이날 경기에서 VAR 결함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독일 유력 ‘빌트’는 “알리안츠 아레나에 있는 카메라 중 일부가 고장이 난 것 같다”라며 스트리밍 업체 ‘다즌(DAZN)’의 해설자인 루카스 슐렌뮐러의 말을 전했다.
슐렌뮐러는 카메라 세팅과 관련해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장에서 부심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렸지만, VAR이 작동하지 않아서 판정을 번복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부심의 판정이 잘못됐다는 걸 입증할 수 없었던 탓에 김민재의 득점이 VAR 없이 곧바로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상황에도 김민재는 공격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본연의 임무에도 충실했다. 슈투트가르트의 파그노만과 운다브, 기라시를 연신 막아냈다. 전반 33분에는 파그노만이 기회를 잡자 정확한 태클을 시도하며 공격을 끊어냈고, 기라시와 운다브도 김민재에게 가로막히며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김민재에게 단단히 틀어막힌 슈투트가르트 공격진은 이날 단 2개의 유효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경기를 완벽하게 설욕한 김민재였다. 직전 프랑크푸르트전에서 뮌헨은 1-5라는 충격적인 점수차로 패배를 당했다. 늘 선두를 유지하던 뮌헨이지만, 패배로 인해 1위 바이엘 레버쿠젠과 승점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반 초반부터 연달아 나온 실점과 4골 차라는 결과로 인해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하기도 했다. 비판을 잠재우며 이날 승리에 크게 기여했고, 레버쿠젠과도 승점 4점 차이로 좁혀 나갔다.
독일 현지에서도 인정받았다. 독일 매체 '키커'는 18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이주의 팀에 김민재를 선정했다. 멀티골을 터트린 케인의 1.5점보다도 높은 점수였다. 김민재는 지난 프라이부르크전에 이어 두 번째로 키커가 선정한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빌트'에서 공개한 이주의 팀에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뮌헨 선수 중에는 케인과 함께 선정됐다.
키커는 김민재에게 평점 1점을 부여했다. 독일 언론은 숫자가 작을수록 최고 평점에 해당하며, 1점은 가장 높은 평점을 의미한다. 빌트 역시 1점으로 케인과 김민재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현지 매체에 이어 분데스리가 공식 이 주의 팀에도 선정됐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5라운드 이 주의 팀을 공개했다. 3-5-2 포메이션으로 꾸려진 라인업 가운데 김민재가 중앙 센터백 자리를 차지했다. 뮌헨에서는 케인과 알폰소 데이비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통계 매체에서도 분데스리가를 넘어 유럽 5대 리그 베스트로 뽑혔다. 이번에도 김민재를 포함해 동료 케인과 데이비스가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이 주의 팀에 올랐다. 김민재는 평점 8.82점을 받았다.
유럽 5대 리그 베스트까지 선정됐다. 글로벌 매체 'ESPN'은 19일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을 기준으로 유럽 5대 리그 이 주의 팀을 발표했다. 김민재는 분데스리가에서 하이덴하임의 베네딕트 김버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자신의 데뷔골을 넣으며 3-0 승리를 거뒀다. 그의 6번의 인터셉트와 6번의 클리어링을 통해 뮌헨이 클린 시트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는 우리나라의 가장 뛰어난 중앙 수비수로 거듭났다. 지난 2021-22시즌 튀르키예의 명문 페네르바체에 입단해 1년 동안 꾸준히 커리어를 쌓았다. 유럽에 진출하기 어려웠던 포지션임에도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의 나폴리로 향했다. 나폴리의 핵심이었던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로 김민재가 간다는 소식에 의문이 잇따랐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공격적인 플레이와 경합 능력까지 두루 갖춘 김민재는 금세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활약을 통해 나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진출하며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을 달성했고, 33년 만에 리그 우승까지 얻었다.
여름동안 여러 빅클럽이 김민재에 러브콜을 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영국행이 점쳐졌지만, 막판에 뮌헨이 뛰어들었다. 김민재는 ‘거함’ 뮌헨을 선택했고, 이적료 5,000만 유로(한화 약 720억 원)의 금액으로 독일행을 확정했다.
분데스리가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치열한 주전 경쟁을 치를 것으로 보였지만, 김민재는 꾸준히 매 경기 선발로 출전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과 여러 전문가들이 아쉬운 목소리를 낼 때도 김민재는 곧장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고, 뮌헨은 개막 후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빡빡한 일정 탓에 살인적인 혹사가 이어졌다. 김민재는 시즌 시작 후 클럽 경기와 국가대표팀 소집 등 쉴 틈 없이 선발 출전하며 거의 매 경기 풀타임을 뛰었다. 동료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타이스 더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 당하면서 김민재는 휴식조차 갖지 못했다.
A매치 기간에도 쉴 수 없었다. 김민재는 지난 11월 하이덴하임전을 마치고 한국 대표팀에 소집됐다. 싱가포르전에서 5-0 대승을 이끌고, 중국 선전으로 떠나 3-0 승리를 장식하며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혹사 논란이 이어졌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김민재는 뛰고 싶어할 것이다. 독일 기자들은 기사를 써야 해서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는 쉬고 싶어하지 않고, 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김민재의 상태를 설명했다. 김민재 역시 뛰지 못하는 상황보다 뛰어서 체력적으로 힘든 게 심리적으로 힘든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뮌헨은 리그 재개 후 로테이션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지만 리그 순위는 2위에 위치해 있었다. 주중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를 치러야 했다. 쾰른 원정을 앞두고도 더 리흐트가 부상에서 복귀하지 못해, 김민재는 장거리 비행 후에도 곧장 선발로 나섰다.
투헬 감독도 문제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민재와 알폰소 데이비스는 이제 막 국가대표팀 경기를 마치고 돌아왔다. 김민재는 지금 자기가 어디서 깨어나는지도 모를 것 같다. 안타까운 일정이지만 이런 게 변명거리가 될 수는 없다. 선수들이 최대한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금요일 아침에 쾰른으로 이동하는 짧은 동선을 선택했다. ”라며 선수들의 휴식 시간을 배려했다고 말했다.
쾰른전은 현지 기준으로 금요일에 열렸다. 일반적으로 주말에 경기가 열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꽤나 빠른 시간대에 치러지는 경기였다. 이 점에 대해 투헬 감독은 TV 중계권 때문에 일정이 이렇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한대로 쾰른전에서 혹사 탓에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 14분 김민재는 상대의 롱볼을 저지하기 위해 젤케와 공중볼 경합을 벌였다. 그러다 린턴에 밀리며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허리에 큰 충격을 입어 한동안 큰 소리로 고통을 호소하던 김민재는 일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스스로 일어난 후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던 김민재는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경기를 뛰기 시작했다.
흐트러지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후반 40분에는 골킥 당시 김민재가 노이어와 패스를 주고받았는데, 상대가 이를 놓치지 않고 강한 압박을 펼치면서 볼을 빼앗길 뻔했다. 다행히 노이어가 넘어지면서 반대편으로 패스를 보내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15경기나 연속된 풀타임이었다. 뮌헨에 입단한 이후 교체로 출전하며 팀에 적응했던 김민재는 적응을 마친 뒤 리그와 컵 대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김민재는 1-0 클린시트를 지켜내며 자기 몫을 다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코펜하겐과의 UCL 5차전을 앞두고 가벼운 부상을 당하면서 결장했다. 이어진 우니온 베를린과의 리그 13라운드는 뮌헨에 이례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경기가 취소됐다. 3~4일 간격으로 주중 경기가 이어지던 일정 속에서 오래간만에 김민재는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뮌헨은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더 리흐트가 부상을 당한 후 처음으로 팀 훈련의 일부를 완료했다고 알렸다. 더 리흐트는 지난 3일 DFB 포칼컵 2라운드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부상을 당했다. 이날 슈투트가르트전에서 오랜만에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복귀를 예고했다.
뮌헨은 오는 21일 볼프스부르크와 올해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후 분데스리가가 약 한 달 동안 겨울 휴식기에 접어들고, 김민재는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 출전을 준비한다. 아시안컵 국가대표팀 소집 전체 명단은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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