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이정후 “1억달러 제의 듣고 다리 풀렸다”

인천/김영준 기자 2023. 12. 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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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미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을 맺은 이정후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1억달러의 사나이’ 이정후(25)가 MLB(미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 등 미국 일정을 마치고 19일 귀국했다. 그야말로 금의환향이다.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이 그를 보려는 야구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정후는 “초등학생 때부터 꿈꾸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뤘다”며 “한국 리그에서 못 해본 우승을 미국에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약 1478억원)에 계약을 맺고 지난 1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입단식을 한 후 이날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입국 기자회견에서 “자이언츠에서 1억달러 넘는 계약을 제안받고 다리가 풀렸다”며 “역사 깊은 명문 구단에 가서 영광이다. 이렇게 투자해 준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전트가 ‘어릴 때부터 야구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이라 말해줬다. 부담보다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 이종범 전 LG 코치와 어머니 정연희씨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아버지 현역 때 나를 못 챙겨주신 부분을 어머니가 다 해주셨다. 아버지도 항상 나를 믿어주고 반대하지 않으셨다”며 “큰돈을 벌게 된 만큼 부모님께 무엇이든 다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 팬들을 향해선 “7년 동안 응원해주신 히어로즈 팬들께 너무 감사했다. 응원 팀이 달라 나를 좋아하지 않으셨던 팬들도 이제 응원을 보내주시면 멋진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이다.

-언제부터 메이저리거 꿈을 꿨나.

“초등학생 때부터 꿈꿨다. 잠시 그 꿈을 접어뒀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며 다시 꿈을 꾸게 됐다. 이제 1차 목표를 이뤘다. 가서 잘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

-오라클파크를 처음 방문한 느낌은.

“키움 시절 메이저리그 구장 견학을 가본 이후 처음 메이저리그 구장을 가봤다. 너무 좋더라. 들어서는 순간 ‘이게 메이저 구장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아름다운 야구장이기도 하지 않나. 거대, 웅장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NBA 경기도 봤는데.

“농구를 보고 싶다 하니 구단에서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하면 운동도 하게 해주셨다. 원하는 대로 다 해주셨다.”

-현지에서도 자신을 많이 알아보던가.

“동양인 선수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이 알아봐주셨다. 농구장에서도 처음에는 내가 전광판에 나온줄 몰랐다. 환영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입단식에서 영어로 인사를 했는데.

“키움 시절 외국인 선수들을 보면, 한국말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멋있었다. 유창하게 하는 걸 바라지는 않지 않았을까. 나도 그래서 영어로 인사하고 싶었다. 준비한만큼 잘 되지는 않았다.(웃음)”

-오타니(LA 다저스)와 비교가 되고 있는데.

“오타니와 비교는 말이 안된다. 나는 그저 내 할 일만 열심히 할 거다. 나는 오타니와 견줄 수 없는 선수다. 부담도 안된다. 오타니 선수는 이미 세계 최고다. 나는 이제 시작이다. 비교도 안된다. 몸값도 그렇고, 그렇게 비춰주지 않으셨으면 한다.”

-샌프란시스코를 택한 이유는.

“많은 구단들의 제의가 있었지만, 피트 푸틸라 단장님이 한국에도 와주셨고 나를 가장 원하는 느낌을 받았다. 역사가 깊은 팀에서 뛸 수 있는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빨리 결정했다.”

-미국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처해야 하는데.

“일단 부딪혀보고 싶다. 폼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응해야 한다. 한국에서 폼도 바꾸고 해봤는데,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최고로 잘 할 때인데도 그런 변화를 준 걸 높게 평가해주시더라.”

지난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 참석한 이정후. 영어로 자신이 잘생겼느냐는 뜻으로 "핸섬?"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셜미디어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데.

“내가 이 계약을 하며 동기들,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선수들이 정말 많다. 지금에 만족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러면 기회는 온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형 덕에 나도 덕을 봤다. 나도 한국 선수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겠다.”

-김하성과 상대하게 됐는데.

“상대팀은 처음이라 설레고 기대된다. 만약, 같은 팀에서 뛰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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