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뼈' 부러지게 맞고 해고된 '수습'‥"맞을 짓 하지 않았겠나"
[뉴스데스크]
◀ 앵커 ▶
경기도의 한 장례식장에 채용된 수습 직원이 상사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심하게 다쳤는데, 회사 측은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인 수습 직원을 해고했다고 합니다.
회사 측에 어떻게 된 일이지 물었더니 "맞을 짓을 하지 않았겠냐"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제은효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장례식장 사무실.
수습직원 최 모 씨가 고객들과 상담을 합니다.
이를 지켜보던 검은 옷차림의 상사가 중간에 끼어듭니다.
수습직원을 대신해 상담에 나선 겁니다.
최 씨가 이에 대해 항의하자, 상사가 최 씨의 몸을 밀치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상의를 벗고 권투 자세를 잡더니 최 씨의 뺨을 때리고 목을 조릅니다.
[최 모 씨/폭행 피해자] "상담 중에 왜 그러신 거냐, 좀 당황스러웠다 (하니까) 목덜미를 잡고 뺨을 때리는 거야. 제대로 알려줄게 하면서…"
함께 있던 팀장은 폭행을 말리는 듯하더니 얼마 안 가 자리를 뜹니다.
둘만 남은 사무실.
곧바로 상사의 무차별 주먹질이 이어집니다.
다시 돌아온 팀장은 폭행을 멀찍이서 지켜보더니 부서진 책상 칸막이를 수습합니다.
이 폭행으로 최 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입원했습니다.
최 씨는 가해자를 경찰에 신고하고 회사 측에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계약 종료 통보였습니다.
반면 가해자인 상사는 기소까지 됐는데도 감봉 3개월을, 팀장은 구두경고만을 받았습니다.
회사 측에 이유를 물었습니다.
[장례식장 관계자(음성변조)] "매 맞을 짓을 했다고 할까. 이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때린 거죠. 근무 태도가 안 좋아서 정규직 발령을 안 낸 거예요. 수습사원이 정규직 사원하고 거기서 쌈박질하고 그러면 그걸 좋게 보겠습니까?"
하지만 가해자조차 "당시 폭행은 우발적이었을 뿐 최 씨의 평소 근무태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MBC 기자에게 말했습니다.
최 씨는 수습의 경우 해고가 쉬운 현행법을 악용한 거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 모 씨/폭행 피해자] "왜 맞은 사람이 나가고 때린 사람이 회사에 계속 다녀야 하냐. '가해자만 지켜준다' 이런 말 있잖아요. '피해자가 벌 받는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신병원 약도…상실감에 빠져서…"
[권호현/직장갑질119 변호사] "폭행에 대해서 이의제기 했는지 뿐만 아니라 '말을 안 듣는다', '지시한 걸 똑바로 안 한다'라는 이유로도 수습을 비교적 쉽게 해고를 할 수 있고…"
수습 직원의 경우 이렇게 법적 보호막이 얇은 만큼, 경미한 폭행 신고라도 고용노동부가 적극적인 근로감독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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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안준혁
제은효 기자(jen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472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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