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호텔 화재 '불씨'는 전선관리 부실…불법 용도변경 의혹도

박현주 기자 2023. 12. 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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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0명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인천 호텔 화재 사고는 1층 천장 전기 배선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번진 걸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도 전선 관리와 화재 대비는 부실했고, 호텔 건물은 불법으로 용도변경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호텔 주차 타워에서 난 불은 워낙 강렬했습니다.

현장에 다가간 소방관들 위로 불붙은 건물 외장재가 떨어지고 놀란 소방관은 급히 피합니다.

호텔 안에 있던 투숙객들도, 불을 끄는 소방관도 모두 위험했습니다.

1층 필로티 천장에서 시작된 불은 10여 초 만에 건물 위로 번졌습니다.

검은 연기를 내뿜는가 싶더니 걷잡을 수 없이 타고 올라갔습니다.

[김원우/목격자 : 여기 손님이 계셨는데 손님이 정면으로 보시다가 '저기 불꽃이 튄다' '번쩍했다 천장에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불이 빨리 번진 이유가 있었습니다.

열려 있는 1층 필로티 구조 입구로 산소가 유입됐고 뻥 뚫린 건물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굴뚝 역할을 한 겁니다.

현장 감식을 마친 경찰은 "필로티 천장에서 전기 요인을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피복이 벗겨진 전기 배선에서 불꽃이 튀었을 수 있고, 열선 온도가 높아지면서 불이 났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전기 시설 관리가 제대로 안 된 건 맞다고 했습니다.

또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건물이 아니었고, 가연성 플라스틱 등이 건물 곳곳에 사용됐습니다.

[인세진/전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 안에 있는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이제 서서히 시작했겠죠. 안에서는 불이 숙성되고 있었고…]

이 건물, 용도 변경을 통해 객실을 늘렸고 관할 지자체에 시정 조치를 2차례 받았단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그만큼 관리 공백이 생겼습니다.

이번에도 객실 150실 규모로 허가 받은 뒤 실제로는 200여개로 늘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습니다.

[구청 관계자 : (오피스텔로 지정된) 3, 4, 5, 6층이 숙박시설로 썼다면 위법사항이고 시정명령하고 원상 복귀시키는 것이…]

사고가 나면 매번 대책을 세우지만 결국 인재는 반복됩니다.

[영상디자인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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