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30초 일찍 울린 수능 종료벨…수험생들 "2천만 원씩 배상 요구"

[EBS 뉴스]

지난달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중 한 학교에서 교사의 실수로 시험 종료벨이 1분 30초 일찍 울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수험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오늘 집단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서울 경동고, 수능 1교시 국어 시간

종료벨 약 1분 일찍 울려

타종 담당 교사의 실수

점심시간에 1분 30초 추가 부여

하지만 "이미 적은 답안, 수정 불가"

좌절된 분위기 속 남은 시험 종료

수험생 43명, 국가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

"1인당 2천만 원 배상해야"

3년 전도 타종사고로 국가가 700만 원 지급 판결

수험생 울리는 타종사고…반복되는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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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수험생 43명의 소송 대리를 맡은 김우석 변호사 화상으로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피해 학생들이 오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어떤 사건이었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우석 변호사 / 법무법인 명진 

올해 수능 시험을 봤었는데요. 

경동고등학교에서 약 400여 명의 학생들이 시험을 봤습니다.

근데 그 400여 명의 학생들이 시험 본 경동고등학교에서 1교시 국어 시험 시간에 원래 정상적으로 종료돼야 되는 시간보다 한 1분여 정도 일찍 종이 울렸습니다.

이렇게 종이 울린 바람에 학생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었고요.

이렇게 종이 일찍 올린 원인에 대해서 아직 교육부가 명확하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아서 정확한 원인은 알 수가 없는데 학생과 학부모가 전해주는 바에 따르면 타종을 담당하는 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셨던 휴대용 태블릿 PC에서 갑자기 전원이 나가는 바람에 시간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종을 친 사고가 발생했다고 들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수동으로 종료벨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건데, 이후에 시험장은 어떻게 대처를 했습니까?

김우석 변호사 / 법무법인 명진 

일단 시험장은 솔직히 학생들 입장에서는 약간 아수라장이 됐었고요.

1분 전에 종이 울리고 나서 다시 1분 후에 정상적으로 종이 울립니다.

근데 이런 과정에서 시험지를 걷고 있었던 건 계속 진행이 됐었고요.

학생들은 종이 먼저 쳤으니 사고가 났으니까 시험지를 돌려달라 이런 말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지는 그대로 걷어졌고요.

그러다 보니까 많은 학생들이 항의를 하고 일부 학생은 고성을 지르고 이러다 보니까 시험장의 분위기는 극심하게 혼란했었는데 아무런 안내 멘트 없이 2교시 시험이 그대로 진행이 됐고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은 좀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2교시 시험을 봤고 그 후에 2교시 시험이 끝났으니까 점심시간이 됐는데 점심시간 50분 중에 25분을 할애해서 시험 준비하는 시간까지 해서 1교시에 먼저 쳤던 1분여를 1분 30초 정도를 더 부여하는 것으로 시험을 봤었습니다.

그런데 1교시에 1분 정도 종이 먼저 치면서 학생들이 급하게 답안지에 마킹을 해서 제출을 했었는데요.

이 답안지 마킹이 되어 있는 거는 점심시간에 준 1분 30초 동안 수정하는 것을 허용하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 입장에서 급하게 일자로 마킹하기도 하고 자기가 시험지에 체크해놨던 답을 OMR 카드에 제대로 못 옮겼는데요.

못 옮긴 상태에서 급하게 무작위 마킹을 했었는데 이거를 점심시간에 부여된 추가 시간에는 고치지 못하는 이런 상황이 발생했고 점심시간 50분은 25분 시간을 할애했으니까 25분으로 반토막이 났고요.

이 시간 동안 학생들은 점심을 먹고 제대로 쉬지 못한 상태에서 3교시와 4교시 시험을 봤습니다.

서현아 앵커 

수능 시험에선 사실 1분 1초가 중요한데 학생들이 많이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어땠습니까?

김우석 변호사 / 법무법인 명진 

일단 아시다시피 수능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바뀌고요.

등급이 바뀌면 학과랑 대학이 변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막판에 한 1분 남겨놓고 어떤 학생들은 네다섯 문제 대여섯 문제를 무작위로 찍어버렸고요.

그런 다음에 그거를 고치지를 못하는 상태에서 점심시간에 부여된 25분 동안 내가 이런 수능 타종사고의 피해자가 됐는데 이거를 시정받을 길이 없구나라는 좀 답답함과 절망감 속에서 시험을 좀 봤고 그리고 수험장의 혼란이 되게 극심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좀 불안하고 이렇게 시험을 좀 봐서 많은 학생들이 성적이 평상시에 보던 모의고사보다 떨어졌습니다.

서현아 앵커 

학생 1인당 2천만 원을 배상해달라고 소장을 접수하셨습니다.

이건 어떤 근거로 책정한 액수입니까?

김우석 변호사 / 법무법인 명진 

기본적인 생각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학생들의 성적이 분명히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건 맞고 어떤 학생들은 재수를 결정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1년간의 재수 비용 정도는 배상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었고, 또 하나는 3년 전에 덕원여고라는 학교에서도 이거랑 비슷한 사고가 있었었는데 그 사고는 우리 사고에 비하면 피해 정도가 훨씬 더 약합니다.

그 당시에는 타종사고가 마지막 교시인 4교시 정도에 났었고요.

4교시에 타종사고가 난 다음에 즉시 시정 조치를 해서 학생들이 급하게 마킹한 답을 그대로 제출해야 되는 그런 불이익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당 700만 원씩의 손해배상을 해 줬습니다.

이번 사고는 그때의 사고보다 제가 생각하기엔 네다섯배 이상 큰 사고라고 생각하고 그 당시 700 정도를 배상해 줬다고 하면 적어도 이번 사고에서는 2천만 원 정도는 배상해 줘야 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조금 전에 3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고 지적해 주셨는데요.

이렇게 오류가 반복되는 원인이 뭐라고 보시는지 그리고 해결 방법에 대해서도 꼭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김우석 변호사 / 법무법인 명진 

먼저 수능 타종 자체를 자동과 타종 두 가지 중에 선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시간 맞춰서 종치는 거를 수동으로 타종한다는 게 잘 이해가 안 가고요.

수동으로 타종하다 보니까 사고가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또 하나는 이런 사고가 난 다음에 즉각적이고 즉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이 있어야 합니다.

수능 타종사고가 보통 종료 직전에 일어납니다. 

그러면 몇 초 안에 의사결정을 해서 이러이렇게 하겠다라고 안내방송을 해 주지 않으면 돌이킬 수가 없는 겁니다.

이번에도 1분 전에 타종사고가 나서 즉시 안내방송을 하지 못해서 급하게 마킹했던 거를 고치지 못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일단 타종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야 될 거고 타종사고가 나면 즉시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이 있어서 타종하는 교사가 시험본부나 교육청과 상의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단 한 문제 차이로도 당락이 갈릴 수 있는 만큼 우리 수험생들은 정말로 절박한 마음으로 수능 시험 치르는데요.

이번 일을 개인의 실수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시험 관리 과정 전반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랍니다.

변호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