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백수 삼촌을 위한 기도
백수 삼촌을 위한 기도
박혜선
구들장 귀신이 붙었다고 잔소리하면서도
밤마다 기도하는 할머니
“저놈 아가 내 자식이라가 아이라
심성이 곱고 법 없이도 살 놈입니더
어디든 가기만 하믄
해 안 끼치고 단디 할 낍니더
그러니까네 잘 좀 봐주이소.”
저렇게 기도를 하는데도
삼촌이 아직 구들장 지고 있는 거 보면
하나님이 할머니 사투리를 못 알아듣는 거다.
애끓는 마음, 올해까지만
이 동시는 청년실업이 만연한 사회 현실을 고발하는 따가운 시다. 시의 화자인 아이는 일자리를 얻지 못해 ‘구들장 귀신’이 된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여기서만 그치지 않고 삼촌이 백수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까지 생각해낸다. 그건 하나님이 할머니의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하는 탓이라고. 이쯤 되면 이를 읽는 독자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시인의 능청스런 기지가 돋보인다. 어느새 연말이 가깝다. 올해도 백수의 신세를 면하지 못한 청년들이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 새해 아침에 품었던 소망들이 물거품이 돼가고 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허나 어려울수록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인간에겐 있다. 그건 희망이란 새로운 해다. 희망은 좋은 것, 결코 시들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가슴으로 쓰다듬고 사랑하는 것! 젊은 청년들이여, 어둠의 바다를 가르며 시뻘겋게 솟아오르는 아침의 해를 보아라! 태양은 어둠을 가르고 솟아오를 때 진정 아름답다. 사람들이 해돋이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왜 바닷가를 찾을까? 부디 젊음을 무기로 오늘을 딛고 나아가기를! 그리하여 먼 훗날 어려웠던 오늘을 웃으며 이야기하기를!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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