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 "어리게 사는 것이 삶의 모토" [HI★인터뷰]
코미디 첫 도전에서 느낀 소회는?
"악역으로 비쳐지는 것보단 선역이 더 좋아요"
배우 임시완이 얼굴을 한껏 찡그리고 주먹을 피하지 못해 맞기 바쁜 '온양 찌질이'로 돌아왔다. '미생'의 신입사원 이후 사이코패스 등 주로 날카로운 인물을 맡았던 임시완의 낯선 표정은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19일 임시완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소년시대'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임시완이 주연을 맡은 '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에서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병태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다이내믹 청춘 활극이다.
작품은 공개된 후 4주 연속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 첫 주 대비 시청량 1,938% 상승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임시완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격한 반응에 "제가 해본 적 없는 장르다. 시청자들이 생소하게 느끼는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올해로 35세인 임시완에게 교복을 입고 17세의 학생을 연기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까. 이에 "교복 입는 것이 감사했다. 제 나이의 반절이 되는 역할을 맡았으니 좋다. 교복에 대한 위화감은 없었다.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살자는 것이 제 삶의 모토다. 또 현장에서 저보다 나이가 많은 형도 있었기 때문에 나이에 대해선 부담감은 없었다"라고 답했다.
임시완은 평소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코미디에 대한 니즈를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이러한 호기심과 함께 '소년시대'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소년시대'를 선택하게 된 이유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정성껏 만들어낸 초고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런 작품을 찾는 게 배우의 사명감인데 반가운 일이었죠. 부족한 개그감은 감독님에게 기대도 되겠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임시완은 대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완성도가 높았던 대본인데다가 '언더독'의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응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좋은 글을 토대로 임시완은 병태의 성장 과정을 촘촘하게 그렸고 '소년시대'에 대한 호평으로 이어졌다. 장르적 도전에 대해 "드라마를 하고 나서 다른 촬영장에서 한 단역 배우를 만났는데 제가 지나갈 때마다 웃으시더라"라고 말하면서 뿌듯함을 드러냈다.
스스로를 '개그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표현한 임시완은 "저를 보면서 피식 웃는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 어떤 칭찬보다 원초적인 반응이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면서 기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극중 배경이 부여이기 때문에 사투리 연기 소화는 필수였다. 임시완은 사투리 연기를 할 때를 떠올리면서 "재밌었다. 저처럼 개그 감각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 충청도 사투리를 접하니 더 시너지가 났다. 코미디에 대해서 앞으로 첫 시도에 있어서 재밌게 봐주셨으니 다음에도 발전을 시켜볼 수 있겠다. 자신감이 붙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시즌2 제작 가능성에 대해선 "안 할 이유가 없다. 스타 감독님의 일정이 맞아떨어져야 하는 현실적인 벽이 있지만 소재가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하다. 기다려주는 분들이 많다면 시즌2가 나와도 괜찮지 않을까. 꾸준히 감독님에게 어필을 하고 있다"라고 말해 예비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임시완은 장르 안에서 한껏 뛰놀면서도 마냥 망가지며 나오는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의도하지 않았다. 그의 연기가 유독 실감이 났던 이유는 진짜의 감정, 날것에서 나오는 진정성 덕분일 터다. 그는 "저 스스로 코미디를 분석했을 때 진짜 코미디는 진짜의 감정에서 나온다. 제대로 감정을 잡아서 슛을 들어갔다. 병태가 선화에게 차이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눈물이 났다. '컷' 하자마자 다들 크게 웃었다. 이게 '먹혔구나' 싶었던 장면"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코미디이기에 의도적으로 과한 연기를 하는 것은 지양했다. "절대 오버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코미디의 허용치를 스스로 높이려고 하지 않았다. 저조차 납득이 안 되는 코미디를 한다면 다른 사람도 납득할 수 없다. 그것만큼 촌스러운 것이 없다. 철저하게 감독님과 작가님, 저와의 작전 하에서 연기했다"라고 짚었다.
"'소년시대'는 지금까지의 결과와 다르다"라고 말한 것처럼 그 역시 스스로에게 새로운 얼굴을 찾았다. 얼굴을 다 망가지면서 온몸을 불사른 대가다. 코미디의 본질에 충실했고 해피엔딩인 까닭이다. 이 가운데 임시완은 감독에게 병태가 맞는 장면에 대한 수위 조절을 요청했고 이명우 감독은 '병태의 동력을 가열차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답했다는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임시완은 "저는 누가 봐도 '맞고 다니는 몸'이다. 이명우 감독님과 작전을 짰을 때 초반과 복수하는 병태로 나눴다. 마른 몸을 기본값으로 가져갈까 고민이 있었다. 감독님은 몸을 만들어서 시작해 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몸을 미리 만들고 있었다. 제가 촬영을 한 후 확신한 것은 완성형의 병태가 됐을 때 어설픔을 갖고 있는 것이 더욱 응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운동을 끊겠다고 감독님에게 말했고 근육을 아예 만들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한편 임시완이 출연한 '소년시대'는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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