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에 숨겨진 장악력... 尹, 안보실장 조태용을 국정원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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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조태용 후보자에 대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빈틈없는 안보 태세를 구축하는 큰 성과를 보여줬다"며 "국정원장으로서 안보와 정보 역량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일찌감치 조태용 후보자를 국정원장에 점찍어 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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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지명했다. 조태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주미대사, 안보실장을 거쳐 국정원장까지 외교안보 '빅3' 요직을 모두 꿰차게 된다. 윤 대통령은 박진 외교부 장관 후임으로 조태열 전 주유엔대사를 발탁했다. 안보실장 후임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발표에서는 빠졌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조태용 후보자에 대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빈틈없는 안보 태세를 구축하는 큰 성과를 보여줬다”며 “국정원장으로서 안보와 정보 역량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열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경제와 안보가 복합적으로 얽힌 국제 환경 속에서 후보자의 경제통상 전문성과 외교적 감각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다양한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태용 후보자는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태열 후보자는 “우리 외교의 입지와 전략적 공간, 활동 영역을 늘려 안보와 번영의 토대를 튼튼히 하는 데 헌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용, '소리 없이' 강한 국정원 만들까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안보 사령탑인 조태용 후보자를 정보기관 수장으로 옮긴 것은 그만큼 국정원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내부 잡음, 갈등 없이 능력 있는 국정원을 만들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대대적인 인적 쇄신, 방첩 기능 강화를 통해 국정원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고질적인 내부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정권 교체에 맞춰 문재인 정부 성향의 인사를 물갈이하는 과정에서 반목이 심화돼 윤 대통령 측근으로 통하던 검찰 출신 조상준 기조실장이 지난해 10월 돌연 사퇴했다. 이후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달 김규현 원장과 1·2차장을 포함해 국정원 지휘부가 모두 경질됐다. 국정원의 위상이 바닥으로 추락한 셈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일찌감치 조태용 후보자를 국정원장에 점찍어 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태용 후보자도 김 전 원장과 마찬가지로 외교부 관료 출신이어서 텃세가 심한 정보기관을 장악할 수 있을지를 놓고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오히려 조태용 후보자의 조직 장악력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람 좋은 미소에 숨겨진 진가가 따로 있다"면서 "업무 능력을 앞세워 조직을 빠르게 장악하는 능력이 출중하다"고 말했다. 김성한 전 안보실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임해 어수선하던 안보실의 분위기를 신속하게 추스르면서 윤 대통령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도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조태용 후보자는 외시(14회) 합격 후 △외교부 북미국장 △주호주대사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외교부 1차관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하다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대사에 발탁됐다.
장호진 외교부 1차장, 안보실장에 사실상 내정... 안보실 3차장직 신설
한편 대통령실은 안보실 산하에 '경제안보'를 담당하는 안보실 3차장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차장은 외교, 2차장은 국방, 3차장은 경제안보를 담당한다”며 “외교와 경제의 경계가 무너지고 특히 과거 자유무역주의에서 평온하던 국제 경제질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공급망이 중요해 사령탑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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