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실거주의무 폐지법 조속 처리 촉구

"입주 앞두고 전세금 걱정 커"
한미일 경보정보 공유 가동도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국회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 처리를 서둘러줄 것을 요청했다. 또 정부 부처에는 요소수 등 필수품목 공급망 관리와 국내 생산체계 구축 등을 주문하고, 간병 서비스 체계 종합적으로 구축 등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1년 가까이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주택법 개정안이 이번 임시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논의를 서둘러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3 부동산 대책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하고, 관련 법안을 지난 2월 국회에 발의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오는 2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실거주 의무 폐지를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면 실수요자가 되레 피해를 볼 수 있고, 부동산 투기도 부추길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어 합의가 요원한 상황이다. 해당 법안이 21대 국회 폐회로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아파트 4만7000여 호 중 3분의 1 가까이가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무주택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입주 시점에 전세금 반환 지연 등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 법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주택법 개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2차 요소수 대란 움직임이 나온 것과 관련해 "요소수 등 우리 핵심 산업과 민생에 직결된 품목의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산업과 민생의 필수품목에 대한 국내 생산체계 구축 등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할당관세 연장, 해상운송비 지원, 비축 활용 등 대응계획을 마련하고, 기업도 함께 대체 수입처를 발굴해 큰 혼란 없이 대처하고 있는 점을 평가하면서 관계 부처에 "'공급망 기본법'에 따른 조기경보 시스템, 공급망 리스크 관리체계가 조속한 시일 내에 가동되도록 철저히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간병 서비스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간병 서비스를 하나의 산업과 시장으로 육성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서 복지와 경제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일반병원은 물론 요양병원에 입원했을 때, 수술 후 퇴원했을 때도 간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수 인력을 양성하고,서비스 제공기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간병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또 간병 로봇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소방 공무원들이 공무수행 중 입은 공상에는 치료비와 간병비 지원도 차질없이 진행하도록 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무역 경상수지가 30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점을 짚으면서 내년에는 경상수지, 성장, 고용, 물가 등 거시 지표는 올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에는 국민들께서 이러한 경제 성과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하자"며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챙기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그리고 금년에 할 일이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잘 마무리해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정부부처에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무력도발에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이러한 도발이 오히려 스스로에게 더 큰 고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한미일 3국 간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가 본격화한 점을 높이 샀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는 현재 정상 가동 중"이라며 "사전점검 결과를 통해 완전 운용능력이 검증됐다"고 밝혔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