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외인 영입도 ‘구관이 명관’

남정훈 2023. 12. 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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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마친 20명 중 12명이 재계약
국내리그 유경험자 더 늘어날 듯
마이너리그 연봉 늘어 한국행 줄고
구단선 실력 검증된 선수 선호 영향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던가. KBO리그 구단들이 2024시즌을 위한 전력 보강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외국인 선수 계약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 30명 중 19일 기준 총 20명이 확정됐는데, 그 가운데 12명이 재계약 선수다. 그만큼 기존에 검증된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디펜딩 챔피언’ LG는 우승 주역인 우완 선발 케이시 켈리(150만달러)와 4번 타자 오스틴 딘(130만달러)을 일찌감치 붙잡았다. 시즌 도중 팀을 떠난 애덤 플럿코의 자리는 좌완 디트릭 엔스(100만달러)로 채우며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KIA 소크라테스(왼쪽부터), LG 케이시 켈리, KT 멜로하스 주니어
준우승 KT는 외국인 선수 세 자리를 모두 경력직으로 채웠다. 선발 원투펀치인 윌리엄 쿠에바스(150만달러)와 웨스 벤자민(140만달러)을 붙잡은 KT는 타자 자리에는 2017년부터 2020시즌까지 KT에서 뛰었던 멜 로하스 주니어를 90만달러에 다시 데려왔다. 로하스는 2020시즌에 타율 0.349(3위) 47홈런(1위) 135타점(1위)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뒤, 2021시즌 일본 프로야구 한신에서 2년간 뛰었으나 2할대 초반의 타율로 큰 실패를 맛본 뒤 올해에는 멕시코리그에서 뛰었다. 로하스는 KBO리그 컴백을 통해 또 한 번의 ‘코리안 드림’을 꿈꾼다.

SSG도 기존 선수 2명을 그대로 남긴다. 좌완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100만달러), 외야수 기에르모 에레디아(150만달러)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새 외국인 투수로 우완 로버트 더거(90만달러)를 영입했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맞이한 롯데 역시 좌완 찰리 반즈(135만달러)와 우완 애런 윌커슨(95만달러), 두 투수는 그대로 남긴 가운데 외국인 타자로 스위치 히터 외야수 빅터 레이예스를 95만달러에 새로 영입했다.

아직 외국인 선수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한 팀도 경력직 선호 경향이 엿보인다. 한화는 올해 시즌 11승을 거두며 선발진 기둥 역할을 한 펠릭스 페냐(100만달러)와 3년 연속 동행을 택했고, KIA도 외국인 타자 브리토 소크라테스(120만달러)와 재계약을 마쳤다. 키움도 대체 외국인 타자였던 로니 도슨(60만달러)과 재계약했다. 한화는 외국인 타자로 장타력이 돋보이는 외야수 요나단 페라자(100만달러)를 새로 뽑았고, 키움은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80만달러)를 새로 영입했다.

2023 정규리그 MVP 에릭 페디를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낸 NC는 외국인 선수 세 자리를 모두 새 얼굴로 채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좌완투수 다니엘 카스티노(85만달러) 영입을 발표한 NC는 19일 좌완투수 카일 하트(90만달러) 영입 소식을 알렸다. 2016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19라운드로 지명된 하트는 메이저리그는 2020년 4경기 등판이 전부이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7시즌 동안 42승47패, 평균자책점 3.72를 남긴 투수다.

2021시즌부터 3년간 함께했던 호세 피렐라를 떠나보낸 삼성은 새 외국인 타자로 데이비드 맥키논(100만달러)을 영입했다. 맥키논은 올해 일본 세이부에서 뛰면서 타율 0.259 15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과의 재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두산은 아직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기존 선수들인 라울 알칸트라, 브랜든 와델과의 재계약 협상 중이라 경력직 선수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KBO리그 구단들이 구관을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마이너리그 연봉이 최근 70만달러까지 올라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한국행을 택하는 선수들이 줄었다. 게다가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 시 줄 수 있는 최대 금액도 100만달러라서 KBO리그에서 곧바로 통할 수 있는 특급 선수를 구해 오기 어렵다. 기존 선수들은 적응에 대한 우려도 없다. 새 얼굴 중에서도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선수를 선호하는 것도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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