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측 지분 1.3% 늘어

조 명예회장·효성첨단소재
장내서 지분 추가로 사들여
공개매수 지원 나선 조희경
"효성 지분 매입은 배임 소지"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어진 집안 싸움이 22일 공개매수 마감을 앞두고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백기사를 통해 우호 지분을 늘리고, 집안 첫째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별도 입장문을 내며 막냇동생인 조 회장을 공격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 측은 이날 보유 지분이 1.3% 늘어났다고 밝혔다. 백기사인 조양래 명예회장과 사촌 형이 대주주인 효성첨단소재가 18~19일 양일간 장내 매수로 보유 지분을 끌어올리면서다. 이로써 조 명예회장 지분은 3.99%, 효성첨단소재 지분은 0.51%로 각각 상승했다. 조 회장이 확보한 지분은 총 47.38%다. 다만 공시에는 조 회장을 비난한 조 이사장 측(0.82%)과 조현식 고문 등 3명이 대주주로 있는 신양관광개발 지분(0.02%)이 포함됐다. 이 둘을 제외하면 조 회장 측이 확보한 지분은 46.54%다.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문제 있는 오너가 일원이 회사를 지키는 것보다,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제대로 된 경영자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조 명예회장에 대해서는 "이번 일을 통해 아버지와 관련된 모든 일이 조현범 마음대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촌지간인 효성의 지원에 대해서는 "사촌들이 조현범을 밀어주고 싶으면 개인이 지원해줘야 한다. 배임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매수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1주라도 이 회사 주식을 갖고 있으면 계속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소액주주의 공개매수 응모를 독려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중에 유통 중인 주식이 평균 한 차례 이상 주인이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 주식 중 80%는 MBK파트너스 손을 들어줘야 공개매수가 성공하게 되는데, 손바뀜 주주들이 대거 공개매수 청약에 나설지가 관심사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 목적으로 지난 5일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시작한 이래로 이날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 총거래량은 4274만주에 달한다. 이 중 총수 일가와 특수관계인 매입 주식을 제외하면 약 3971만주가 거래됐다. 한국앤컴퍼니 총 주식 수는 약 9493만주다. 이 중 총수 일가 양측 및 특수관계인 지분(약 7304만주)을 제외하면 유통 주식은 약 2188만주(전체 주식의 23%)에 불과하다. 유통 주식을 기준으로 보면 회전율(거래량/유통 주식 수)이 무려 180%에 달한다. 이는 공개매수 기간에 평균 187번 주인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MBK파트너스 공개매수 최소 매수 수량(1931만주)과 조 이사장(77만주)의 MBK파트너스 지지 등을 감안하면 유통 주식(2188만주) 중 85%(1854만주)가 청약에 나서야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할 수 있다.

한편 공개매수를 하려면 직접 주관사(한국투자증권) 오프라인 지점에 들러서 청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유통 주식 80%를 모으는 게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조 회장 측에는 우호 지분(hy 약 140만주 추정)이 있고, 조 명예회장이 추가로 사재를 출연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이유다.

[전형민 기자 / 나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