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힘"…'노량' 김한민 감독, 이순신 빙의된 10년의 노력 (종합)[인터뷰]

김보라 2023. 12. 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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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이순신 장군이 꿈에 나온 적은 없었다.”

김한민(54) 감독은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제 생각에도 이순신 장군님이 나올 법한데 왜 안 나오지 싶었다. 생각해 보니 제가 거슬리게 만든 지점이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영화가) 이상했으면 꿈에 나와서 호통을 치셨을 것”이라고 밝히며 웃었다.

김한민 감독의 시리즈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빅스톤픽쳐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

지난 2014년 7월 개봉한 ‘명량’, 2022년 7월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에 이은 이순신 프로젝트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10년 간 이순신을 담은 영화를 만들어 온 것에 대해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은 내 삶의 위안이자 힘”이라며 “내가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열심히 해왔지만 운이 없었다면 안 됐을 것 같다. ‘명량’은 개봉을 못 할 뻔했고, ’한산’과 ‘노량’ 때 코로나가 있어서 촬영이 엎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걸 뚫고 가는 게 천운이었다”고 이순신의 정신을 이어받아 위기를 극복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이어 “‘명량’은 2014년에 폭발적으로 흥행했다. 근데 ‘한산’과 ‘노량’이 단지 후속작으로서의 기능만 한다면 다른 작품을 만드는 게 낫겠다 싶었다. 후속을 위한 후속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노량’은 반드시 해야겠다 싶었다. 근데 이순신 장군의 치열한 정신, 도망가는 적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항복을 받아내려는 그 정신을 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열도 끝까지 쫓아가서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는 문구는 담아야했다. 그래서 장군님이 돌아가실 때 그것을 과감하게 썼던 거다. 그렇게 하다 보니, 노량해전의 전쟁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정의하기 어렵지 않았다. ‘큰 전쟁의 서사를 할 필요가 있을까?’ ‘할 이유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했을 때 의문이 생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윤석(54)에 대해 “김윤석이 영화연출도 해서 (작품을 할 때) 굉장히 민감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같이 일해보니 전혀 그렇지 않더라. 자연스럽게 잘했던 거 같다. 부딪힌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그가 '김한민 감독님의 이순신 월드에 나를 온전히 맡기겠다'는 선언을 하고 들어왔다. 본인이 어떻게 감독의 의도를 반영할 수 있는지 고민하더라”고 곁에서 본 배우의 태도를 전했다.

이어 김 감독은 김윤석이 최민식(61), 박해일(46)에 이어 이순신을 연기한 것에 대해 “저는 운명의 끈이 있다고 본다. ‘김윤석이 이 역할을 해주겠지? 안 하면 어쩌지?’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맡게 됐다. 저는 배우와 캐릭터를 잇는 운명의 끈이 있다고 본다. 특히 주연 배우를 캐스팅할 때는 그런 의미에서 운명과 인연을 믿는다”고 표현했다.

이어 김한민 감독은 “지혜와 현명함이 동시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노량’에서다. 김윤석은 용장과 지장의 모습을 같이 갖고 있는 매우 희귀한 배우였다”고 첨언했다.

이순신의 유명한 어록인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라는 대사에 대해 김 감독은 “이순신 장군님의 진정성을 담고 싶었다. 그 말을 장군님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시며 돌아가셨는지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노량’은 1598년 퇴각하는 왜군을 단 한 명도 없이 격파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담았다. 특히 조선, 왜, 명나라까지 3국이 참여한 대규모 해전인 만큼 100분 동안 펼쳐진 스케일을 자랑한다.

다만 3편을 연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사운드였다”고 했다. “해전이 박진감과 치열함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인물 간의 치열함을 담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 이순신의 아픔을 절절하게 표현한 것과 관련, “이순신 장군은 신하들에게 감정을 절제하지만 어머니와 아들 이면에게는 가장 크게 드러냈다. 담백하게 일기를 쓰신 양반이 아들에게는 절절하게 썼다.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까지 여과없이 드러낸 것을 보면서 이순신 장군을 인간적으로 드러내는 게 필요했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의 극장 개봉은 내일(20일)이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시리즈는, 평균 이상의 재미와 완성도가 검증된 덕분에 ‘노량: 죽음의 바다’는 이순신 3부작의 완결편이라는 점에서 흥행이 예상된다.

이에 김한민 감독은 “예매율이 높은 건 ‘서울의 봄’의 배턴터치를 받아서 그런 거 같다. 기분이 너무 좋다”며 “‘서울의 봄’에서 이순신 동상이 2번이나 나오더라.(웃음) 김성수 감독님이 의도한 건 아니라고 하시더라.(웃음) ‘서울의 봄’을 보며 상승한 분노 게이지를 ‘노량’에서 상쇄시키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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