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뻘건 용암이 부글부글…화산에 뒤덮인 아이슬란드 남서부

아이슬란드 남서부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화산이 폭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슬란드 기상청은 이날 레이캬네스 반도에 위치한 도시 그린다비크에서 4k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화산이 폭발해 초당 약 100~200㎥의 용암이 흘러나왔다고 밝혔다.

폭발로 인해 생긴 지면 균열은 약 3.5km로 측정됐다.

폭발 당시 영상을 보면, 이날 오후 9시 17분 하늘에 짙은 주황색 섬광이 나타난 데 이어 암석이 공중으로 날아가고, 마그마가 능선을 따라 분출하는 모습이 관찰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해안경비대 연구용 비행기에 타고 현장을 비행한 과학자 마그누스 투미 구드문드손은 "올 여름 아슬란드 반도에서 한달 간 분출된 용암의 2배에 해당하는 양의 용암이 분출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화산 폭발로 인근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의 항공기가 연착하거나 출발이 지연됐으나, 공항은 계속 운영 중이다.

앞서 화산 폭발을 예측한 아이슬란드 당국은 지난 달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그린다비크 주민 4000명을 대피시켰다.

그린다비크 북쪽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인 블루 라군 온천도 일시 폐쇄했다.

하지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용암과 하늘로 뿜어져 나오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화산이 폭발하는 대자연을 직접 목격하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현장에 가까운 곳으로 다가가려는 수십 대의 자동차가 길게 줄을 선 모습도 보였다.

아이슬란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화산 활동이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33개의 활화산이 아이슬란드에 존재한다.

2010년에는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로 유럽 하늘이 화산재로 뒤덮이는 대혼란을 빚었다.

2014년 8월에는 동부 바우르다르붕카 화산이 활성화되면서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가 발령되기도 했으며 지난 2021년 3월에는 파그라달스피아 화산이 폭발했다.

2021년 3월에는 파그라달피얄 화산계의 지상에서 500~750m 길이의 균열이 생기면서 용암이 분수처럼 쏟아진 바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