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한동훈 찬반보다 `尹과 아름다운 대립각` 역할 중요"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당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론에 관해 "'지금 비대위원장이 해야 될 일이 뭐냐'는 얘기부터 먼저 했어야 한다"며 "한동훈이냐 아니냐로 얘기가 시작된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중도층 지지를 얻으려면 윤석열 대통령 그림자를 벗어나라는 게 주된 주장이다.

제21대 국회 '초선 스타'로 떠올랐었지만 자진사퇴한 윤희숙 전 의원은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여당의 한동훈 장관 비대위원장 선임 관련 "지금 이 당이 뭐가 문제고, 왜 국민 신뢰를 잃었고 위기라고 생각하며, 비대위원장이 오시면 뭘 부탁드려야 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당 연석회의나 의원총회를 보면 '한동훈 개인 찬반투표'처럼 됐다"며 "반대하는 분들은 '검사동일체·상명하복 문화에 있던 사람이 대통령한테 싫은 소리 할 수 있겠느냐', 찬성하는 분들은 '그분은 원래 자기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뒤)통수를 칠 수 있다' 두가지지 않냐"고 했다.

윤 전 의원은 한 장관이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워 '중도 확장'에 기여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할말을 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잃고 거기에 반응하는 방향으로 대통령을 끌고 올 수 있느냐, 신뢰에 기반해서"라며 "(한 장관이) 굉장히 명민한 사람이니까 자신이 지금 이런 역할을 해야된단 걸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걸 안 하면 나도 망하고, 당도 망하고 대통령도 망한다는 걸 그분이 모를 리가 없다"며 "'내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오면 잘하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초청장이 강하게 형성된 건 인기 때문인데, (역할을 못하면) 그 인기를 한순간에 날려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전 의원은 "그러니까 지금 본인(한 장관)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아름다운 뒤통수, 아름다운 대립각을 (할지)'"이라며 "그런데 대통령의 면을 너무 깎으면 대통령 지지기반에 있는 분들이 한 장관에게 '뭐 저런 일이 있나' 할 거고 이건 당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딜레마를 시사했다.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백담사로 보냈을 땐 '정권 말'인데 지금은 앞으로 3년 동안 대통령이 해야 될 일이 굉장히 많다"며 "한 장관이 머리가 터질 거다. 대통령과 신뢰 기반도 중요하고 '자기 욕심으로 뒤통수를 친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국민 눈에 잘 안보이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한 장관의 부담 경감을 위해 여권 정치세력이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한 장관이 기존 정치인처럼 윤 대통령 추종에 치우칠 경우 '지지율 밑천'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의원은 "이 전체 정치세력이 굉장히 망하고 있다"며 "의사 수렴 과정에서 비대위원장이 할 역할이 이것이란 공감대가 분명하게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