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지역화폐·청년패스 증액”… 與 “정부 재정건전성에 찬물”

김승환 2023. 12. 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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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 협상 막판 진통 거듭
2+2 협의체 비공개 회동 논의 이어가
합의 보장 땐 늦어도 22일 처리에 무게
민주 “예비비 감액분 활용해야” 주장
국민의힘 “일방적인 증액 요구” 비판
野, 합의 불발 땐 단독의결 강행 시사
홍익표 “수정안 처리 준비도 돼 있어”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으로 설정한 20일을 하루 앞둔 19일 여야는 막판까지 새만금·지역화폐 등 쟁점 예산의 세부사업 증·감액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었다.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 구성된 ‘예산안 2+2 협의체’는 19일 수차례 비공개 회동을 하며 쟁점 예산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2+2 합의체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공동취재
예결특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이날 오전 2+2 협의체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양당 입장에서 한걸음 양보, 한걸음 전진, 이런 단계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도 “양당과 행정부가 계속 논의를 좁혀가고 있다”고 했다.

여야는 20일까지는 예산안을 합의해 당일 오후 2시부터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입장 속에서 물밑 협의를 이어갔다. 협상 과정에서는 여야의 합의가 보장되면 20일 본회의를 연장해 최대 22일 새벽에라도 예산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논의도 오갔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만약 내일(20일)이라도 협상이 가능하다면 시트지(예산명세서 세부내역) 준비 등을 감안했을 때 21일, 22일까진 충분히 우리가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본회의에선 100건 이상 법안 처리가 예정돼 있다.

만약 본회의를 연장해 22일 새벽에라도 처리하지 못할 경우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예산안 최장 지각처리’라는 지난해 기록(12월24일)을 갈아치우게 되는 셈이다. 여야가 합의한 다음 본회의는 오는 28일이다. 이미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을 보름 이상 넘긴 상태다.
마주 앉은 여야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앞줄 왼쪽)·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뒷줄 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정책위의장(앞줄 오른쪽)·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뒷줄 오른쪽)가 19일 국회에서 ‘여야 2+2 정책협의체’ 회의를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여야는 총예산 656조9000억원 중 56조9000억원 규모의 주요 항목별 증·감액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그간 협상에서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문제의 경우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삭감분으로 일부 복원하는 방향으로 여야가 의견 접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ODA 예산으로 전년 대비 44% 증액한 6조5000억원을 편성해놓은 터다.

민주당은 ODA 예산뿐 아니라, 전년 대비 8.7% 늘린 5조원 규모 예비비 또한 감액해 4조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표 예산’이라 불리는 지역화폐·청년패스(청년 대중교통비 지원 정책) 예산과 새만금 예산 복원에 이 감액분을 활용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여기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정부의 개혁적인 R&D 예산안을 전면 거부하고 예전의 나눠먹기식 예산으로 되돌려 놓고자 한다”며 “거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화폐, 청년패스 등 현금성 지원 예산에 대한 일방적인 증액을 요구하며 정부 재정 건전성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식으로 경제를 운영하면 우리나라의 역성장 진입 시기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국정 일각을 이루는 제1야당이 내년도 민생을 볼모로 삼고 정부·여당에 공공연한 협박을 해야 하겠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합의가 안 될 경우 단독 수정안 처리도 가능하다며 으름장을 놨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 합의와 관련해 “여당 내부 사정으로 또다시 예산안 처리가 연기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당의 내부 사정이 잘 수습되길 바란다”며 “그러나 그것이 국민의 삶이 달린 예산안을 외면할 명분과 핑계가 되지 않는다. 민주당은 예산안 합의를 위한 준비도, 민주당만의 수정안을 처리할 준비도 모두 돼 있다”고 말했다. 임 원내대변인도 단독 수정안 처리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다방면에서 보고 있다. 일단 추경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합의가 안 되면 우리가 준비한 수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환·최우석·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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