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찬양물 제작·유포한 해군 병장 불구속 기소

동료 병사 신고로 수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방첩사 “고강도 자정 노력”

해군의 한국형 구축함 강참찬함이 19일 제주 남방 해역에서 열리는 대잠수함전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제주해군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을 찬양하는 이적 표현물을 제작해 영내에 유포한 해군 병장이 군검찰에 기소됐다.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는 19일 “북한 김일성 일가와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이적 표현물을 제작한 뒤 병영 내에 유포한 A 해군 병장을 국가보안법 및 군 형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지난 4월6일 해군 검찰단에 송치했다. 해군 검찰단은 오늘 A 병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방첩사에 따르면 2022년 5월 입대한 A병장은 승조원으로 근무하던 중 휴가 기간인 2022년 11월 자택에서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인터넷 사이트 등의 게시물을 인용한 이적 표현물을 제작했다. A병장은 이를 영내에 무단 반입해 같은 해 12월 군 복지회관 화장실 벽에 부착했고 잔여물을 관물대에 보관하고 있었다. 동료 병사들의 신고를 받은 방첩사의 압수수색으로 추가 유포는 이뤄지지 않았다.

방첩사 수사 과정에서 A병장이 과거 해상작전 중에 개인 스마트폰을 사용해 소속 함정의 위치를 신원 미상의 중국인에게 유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함정 위치는 군사상 기밀에 해당한다.

A병장은 전역하기 전까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다가 전역 이후에는 자택 주거지를 관할하는 민간 법원으로 사건이 이관된다.

현역 군인이 이적 표현물을 유포하거나 북한에 포섭돼 협조하는 행위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앞서 2022년 4월에는 북한 해커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포섭돼 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해킹 시도를 돕고 작전계획 등 군사기밀을 유출한 현역 대위가 검거됐다. 같은 해 7월에는 생활관에 북한 찬양 이적 표현물을 소지하고 동료들에게 북한 체제 선전 영상을 보여준 해군 병사가 기소됐다.

방첩사는 “병영 내에서 현역 장병들의 간첩·이적 행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며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고강도 자정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