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시·공간 데이터 맛깔난 분석… "성적맞춰 간 학과, 제 적성에 딱이었죠"
"거버넌스 핵심은 지속가능성… 건강·흥미·열정도 지속가능했으면"
김기수 디토닉 기업부설硏 데이터랩 팀장
어떤 산업도 데이터를 빼놓고는 논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쉴 새 없이 흐르고 있는 시간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 이 모든 것들 역시 하나의 데이터가 될 수 있고 무수한 데이터들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 데 활용된다.
시공간 빅데이터 전문기업 디토닉의 기업부설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김기수(30·사진) 데이터랩 팀장은 하루에도 수십억 기가바이트 규모로 생성되고 있는 시공간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시공간 데이터의 개념에 대해 묻자 김 팀장은 "시공간 데이터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생활 모든 곳에 함께 존재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집에 있는 가전제품, 착용하고 있는 스마트 워치,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시공간 데이터가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간 정보와 공간 정보가 융합된 이런 시공간 데이터들은 사고예방과 처리, 헬스케어, 생활편의, 구매행동 패턴 예측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가 꿈꾸는 미래, 가령 더 편리하고 더 안전한 자율주행이라든지 디지털트윈(현실세계의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 우주산업 등 '스마트X' 산업에서 시공간 데이터 기술은 중요한 미래 핵심 자원으로 지속해서 확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X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꼽히는 'AICBM', 즉 AI·IoT·클라우드·빅데이터·모빌리티를 기반으로 산업의 모든 영역을 스마트하게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몸담고 있는 디토닉은 최근 유럽연합(EU) 산하 다자간 국제공동연구개발 지원 사업인 '유레카(EUREKA) 클러스터'가 주관한 'SARWS'(Secured and Accurated Road Weather System)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유레카 클러스터는 차세대 교통 및 통신규약, 농업, 전자정보, 제조, 시뮬레이션 등 첨단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 중 SARWS는 도로 기상에 대한 보안·평가를 목적으로 수행하는 프로젝트였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4개월여간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등 총 7개국의 24개 기업이 함께 한 이 프로젝트에서 디토닉은 유일한 비유럽 국가 기업으로 참여, 데이터 관련 연구 수행에 기여하면서 우수 사례로 채택되기도 했다.
프로젝트의 연구원으로 참여한 김 팀장은 "도로 기상 데이터 수집과 분석,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블랙아이스 등으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하고 도로 노면 상태를 예측하는 모델과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활용된 데이터 플랫폼에는 디토닉의 시공간 빅데이터 가속화 처리 기술인 '지오하이커'가 탑재, 대용량 다차원 시공간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분석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토닉 입장에서도 데이터 플랫폼이 고도화하고 기술 성숙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프로젝트 당시 쓰였던 데이터 플랫폼을 전신으로 디닷허브(D.Hub) 플랫폼이 완성됐고, 시공간 데이터를 활용해 도로 노면 상태를 예측하는 방법과 시스템 등에 대한 특허 2건도 추가 출원해 총 16건의 특허를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디닷허브 외에도 디토닉은 전자가격표시기(ESL) 기반 지능형 정보 운영 플랫폼인 디닷이뷰(D.Eview)와 엣지 컴퓨팅 기반 AIoT(인공지능융합기술) 플랫폼인 디닷엣지(D.Edge)를 주요 솔루션으로 보유하고 있다. 세 가지 솔루션이 서로 연계하면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허브에 모아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해 스마트 X 산업과 관련한 부가가치를 이끌어 내는 구조다.
국내 지자체와 민간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솔루션은 실제로 '우회전 안전' 스마트 교차로를 만든다거나 리테일 매장 프로모션 행사를 지원한다거나, 심지어 어떤 선반에 어떤 상품이 있을 때 더 많이 팔리는지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천·과천·울산시 등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역학조사에도 디토닉의 지오하이커 기술이 활용됐다. 감염병이 어떤 경로로 감염됐고 최초 전파자는 누구인지 찾는 역학조사 지원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질병관리청 역학조사관 1명당 24시간이 소요됐던 작업을 5분으로 단축했다.
김 팀장은 학사와 석사 과정서 공간정보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공간정보공학이라는 전공 자체를 고등학교 3학년때까지는 있는 줄도 몰랐고 진학 후에 친척들도 생소해했다"며 웃었다. 측량과 공간 정보 활용을 세부전공으로 석사과정 졸업 후 박사 과정을 밟다가 2019년 회사에 합류한 그는 "사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성적에 맞춰 공간정보공학과에 진학했는데 적성에 너무 잘 맞았고, 결국 시공간 관련 데이터를 다루는 현재 회사에서도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다"고 귀띔했다.
데이터 랩 팀장을 맡게 된 것은 올 초. 그는 "일반 사원일 때보다는 아무래도 어깨가 무겁다"며 "팀원들이 회사 내에서 업무를 통해 자아실현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열정이나 흥미도 함께 챙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사 당시만 해도 직원이 서른 명 남짓이었지만 4년 만에 100명 가까이로 늘었다"며 "디토닉은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와 솔루션 개발본부, 스마트딜리버리본부로 조직이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 '데이터 거버넌스'라는 말이 있다. IoT 센서에서 데이터가 수집·가공돼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고, 의사결정을 도와 인간을 편리하게 하는 일종의 순환인데, 이런 지속가능성이 데이터 거버넌스의 핵심"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시공간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있어 개인적으로 건강, 흥미, 열정 같은 부분들이 지속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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