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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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세상의 모든 길은 처음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이 여당 내에서 갑론을박이 있는 비대위원장 자리를 두고는 말을 아꼈지만, 사실상 정치권 진입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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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 제안 시 수용 시사
尹 아바타 지적에
"누구도 맹종한 적 없어, 앞으로도 그럴 것"
김건희 특검법엔 "법 앞에 예외없지만
선전·선동 위한 악법"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세상의 모든 길은 처음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을 맡기에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 대문호 루쉰의 소설 <고향>을 인용해 이같이 답한 것이다. 한 장관이 여당 내에서 갑론을박이 있는 비대위원장 자리를 두고는 말을 아꼈지만, 사실상 정치권 진입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와 당 원로들의 의견을 모아 이르면 이번 주말께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전망이다.
○“진짜 위기는 몸을 사릴 때 온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여당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어떤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정 정당의 비대위 구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어진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단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을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뜻을 모아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해올 경우 수락할 의지가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점에서 야권에서 ‘윤석열 아바타’란 비난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한 가지 기준으로 살아왔다”며 “그 과정에서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들(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절대 복종하니까 남들도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오는 28일 밀어붙이려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에 대해서는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면서도 법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안에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고,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까지 있다”며 “무엇보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당 원로회의 거쳐 주말께 가닥
국민의힘은 이르면 주말께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을 지명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 후보는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명한다. 이후 당 최고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서 후보자 임명안이 의결되면 임명이 마무리된다. 다음달 중순께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하기 위해선 이달 비대위 구성을 마쳐야 한다.
당 핵심부에선 한 장관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날 현역 의원과 전국 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선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인선하는 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에선 한 장관 인선안과 관련해 당원 여론조사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일엔 당 상임고문단 회의를 열어 원로들의 의견도 구할 예정이다. 당 주류는 ‘한동훈 비대위’ 대세론을 띄우고 있지만 반발이 이어지는 만큼 잡음을 줄이기 위해서다.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한 장관의 ‘총선 역할론’에는 동의하지만, 정치 경험이 없는 만큼 비대위원장보단 선거대책위원장 자리가 더 적절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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