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관→與비대위원장?…한동훈 ‘여의도 등판’ 초읽기

韓, 비대위원장 질문에 “세상 모든 길, 처음엔 길 아니었다”
與내 ‘한동훈 추대론’ 급물살…이번 주말 지명 유력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여당 '구원투수'로 등판할 채비를 마친 모습이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정치권 일각의 우려에 한 장관이 직접 "진짜 위기는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을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하면서다. 여당 내 여론도 '한동훈 추대론'으로 기운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비대위 구성과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해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한동훈 추대론'을 두고 격론을 펼쳤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선 카드를 너무 일찍 빼든 것" "당정의 수직적 관계가 더 강화될 것" "수도권 위기론을 타파할 수 없을 것"이라는 등의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다만 한 장관에 대한 비토론보다는 긍정론이 더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가 없는 한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은 당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이번 주 중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치 데뷔'와 관련한 한 장관의 발언도 보다 선명해졌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 장관이 거론되지만, 정치 경험 부족이 단점으로 꼽힌다'는 질문에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어떤 제안을 받은 게 아니고, 그렇기에 특정 정당의 비대위 구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만 언급했다. 당에서 비대위원장 문제로 연락이 오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걸 잘 안 받는다. 그런 연락이 잘 오지 않는다"며 "그런 상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되면 곧바로 후임자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길태기·박성재 전 서울고검장과 이노공 법무부 차관 등 복수 후보로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로 출마하는 공직자들은 선거일로부터 90일 전(내년 1월11일) 사직해야 한다. 비례대표는 선거 30일 전에 사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