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겨우 2% 상승…체면 구긴 英증시

안상미 2023. 12. 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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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FTSE100 기업들의 연 수익률이 10%대인데도 올해 런던증시가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증시가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당하며 활력을 잃어가는 것은 주요 기업이 런던을 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영국 자본마저 자국 증시 투자를 줄이고 있어 증시가 쉽게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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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럽 증시 중 '성적 꼴찌'
독일 19%·프랑스 16% 올랐는데
영국 FTSE100 한자릿수 '굴욕'
아스트라제네카·유니레버·BP 등
대장주는 마이너스 수익률
기술주 부족·IPO 부진이 원인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때 ‘글로벌 주식 허브’로 불리던 영국 런던 주식시장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등 다른 주요국 증시가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는 동안 영국 대표지수인 FTSE100지수는 3%에도 못 미치는 부진한 성과를 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FTSE100 기업들의 연 수익률이 10%대인데도 올해 런던증시가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했다.

○소외당하는 FTSE100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FTSE100지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2.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가수익비율(PER) 10배에 거래되는 수준으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저평가된 상태다.

FTSE100지수를 구성하는 대표 종목으로는 석유기업 로열더치셸과 BP,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투자은행인 HSBC홀딩스, 세계 최대 소비재기업 유니레버, 다국적 광산업체 리오틴토 등이 있다. 이들 개별 종목도 셸(올해 주가 상승률 9.07%)과 HSBC홀딩스(18.83%)를 제외하고 아스트라제네카가 -7.68%, 유니레버가 -9.98%, BP는 -2.04% 등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런던증시가 다른 국가 지수 대비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23.47% 오른 미국의 대표지수인 S&P500은 PER 21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했다.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는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고, 미국 증시 랠리를 견인했다. 월가에서는 S&P500지수가 내년 5000을 넘길 거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 S&P500지수의 전망치를 기존보다 8.5% 상향한 5100으로 조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른 유럽 증시의 성적표도 영국보다 우수하며, 런던증시에 비해 고평가된 상태다. 독일 DAX30지수는 같은 기간 19.59% 올랐으며 PER은 12.45배다. 올해 들어 16.92% 상승한 프랑스 CAC40과 19.18% 뛴 유로스톡스50도 각각 PER 12.51배, 12.57배에 거래되고 있다.

○“기술주 대신 안정적인 전통주 위주”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증시가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당하며 활력을 잃어가는 것은 주요 기업이 런던을 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여기에는 런던 투자자들의 성향도 한몫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이 높은 신규 사업보다는 안정적 수익을 내는 기존 사업 모델을 선호하다 보니 런던증시는 은행, 에너지, 보험, 광산업체 등 전통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반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술기업들이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영국 연기금조차도 수십 년간 주식보다 채권, 영국 주식보다 해외주식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영국 자본마저 자국 증시 투자를 줄이고 있어 증시가 쉽게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성장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이들이 연 10%의 탄탄한 수익을 내는 업체들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짚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FTSE100 기업들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14.99%, 배당수익률은 4%가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FTSE100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최근 연 4% 아래로 떨어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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