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성장 돕는 콘크리트 나왔다…버려질 땐 자연분해

K-원자력 기술 쓰임새 어디까지…방사선 활용해 분자 구조 바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자원순환이 가능한 바이오매스로 '친환경 콘크리트 블록'을 만들었다. 이 콘크리트는 주변 식물 성장을 돕고 버려질 땐 자연분해된다. 사진은 관련 이해를 돕기 위한 유사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원자력 방사선 기술로 '친환경 콘크리트 블록'을 만들어 상용화에 나섰다.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자원순환이 가능한 바이오매스로 만들어낸 콘크리트 블록이다. 이 콘크리트는 주변 식물 성장을 돕고 버려질 땐 자연분해돼 상용화되면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 이용 바이오매스 함유 생분해성 고분자 복합소재 제조기술'을 이레콘텍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정액기술료 7000만원에 매출액 1%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이레콘텍은 1974년 설립된 콘크리트 블록 제조 기업이다.

원자력연 연구진은 '콘크리트 블록'을 고분자 복합소재 제조기술로 만들었다. 생분해성 하이드로겔과 바이오매스, 콘크리트 조성물을 최적 비율로 조합해 친환경 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변 식물 성장을 돕고 버려질 땐 생분해되는 친환경 콘크리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은 2021년부터 방사선을 활용할 '하이드로겔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물에 녹는 플라스틱 등 수용성 고분자 물질에 10MeV(메가일렉트론볼트)급 방사선을 조사하면 분자 사슬이 연결돼 하이드로겔을 제조할 수 있다.

특히 하이드로겔 특성 때문에 식물 재배, 물 저장·흡수가 필요한 장소에 블록을 설치하면 건조한 환경에서도 수분과 영양을 지속 공급할 수 있다. 블록은 하천이나 강둑에 식생 옹벽, 호안 등의 형태로 사용할 수 있으며 주차장 잔디 블록과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 버려질 땐 자연분해까지 된다.

정성린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바이오매스와 하이드로겔이 콘크리트 블록 기능성 향상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적용한 최초 사례"라며 "앞으로도 바이오매스와 하이드로겔을 활용해 친환경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