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글로벌픽]북극 쟁탈전 벌이는 서방-러…우린 뭐하노

권용휘 기자 2023. 12. 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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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관계가 악화한 미국 등 서방 국가와 러시아가 북극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 지역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미국은 대(對)러시아 방어망 구축에 나섰습니다.

북극에서 미국의 방어를 우회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러시아와 중국 합동 함대가 알래스카 인근 해역을 순찰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도 합니다.

서방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이 계기가 된 듯하지만, 왜 하필 북극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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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관계가 악화한 미국 등 서방 국가와 러시아가 북극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 지역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미국은 대(對)러시아 방어망 구축에 나섰습니다. 부산은 매년 북극협력주간을 열며 이 얼음덩어리뿐인 땅에 주목해 왔습니다.

지난해 9월 항공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 본 스발바르제도 빙하 모습. 전지구적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고 있는 북극 빙하는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남아 있는 빙하 역시 녹아들면서 지반이 노출되는 등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국제신문DB


미국 CBS 방송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현재 러시아가 북극에서 운영 중인 군사기지 수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기지를 합친 것보다 많고, 북극에서 서방의 군사적 입지가 러시아에 비해 약 10년 정도 뒤졌다고 18일 보도했습니다. 북극에서 미국의 방어를 우회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러시아와 중국 합동 함대가 알래스카 인근 해역을 순찰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도 합니다.

러시아는 지난 16일 북극을 관측하는 두 번째 위성 ‘아르크티카-M2’를 쏘아 올렸습니다. 2021년 2월 발사한 첫 북극 관측용 위성 아르크티카-M과 함께 북극 지역을 15분마다 관찰하고 연간 최대 200만 장의 이미지를 송수신할 수 있게 됐습니다. 러시아는 2031년까지 북극 관측용 위성 2개를 더 발사할 계획입니다.

미국과 NATO에 속한 북유럽 국가는 방위협력협정(DCA)을 맺는 형태로 방어선을 구축합니다. 핀란드 의회가 승인해 협정이 발효되면 미국은 핀란드에 있는 15개 군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은 작년에 노르웨이, 지난 5일 스웨덴, 18일엔 핀란드와 DCA를 체결했습니다. 덴마크도 곧 이 대열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서방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이 계기가 된 듯하지만, 왜 하필 북극일까요. 북극이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됐기 때문입니다. 북극은 온난화의 최대 수혜지입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자원 채굴이 이전보다 쉬워지고 새로운 항로도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 지질자원 조사국(USGS) 연구에 의하면 북극 해저에 매장된 석유는 약 899억9000만 배럴로 전 세계 매장량의 13%, 천연가스는 약 47조㎥로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타는 얼음’이라 불리는 미래 에너지자원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물론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등을 만들 때 필요한 이트륨·스칸듐·란탄 등의 희토류도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이곳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부산은 북극 자원 개발이 이어지고 해빙이 녹아 항로가 열리면 부산항 물동량이 비약적으로 늘어 지역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녹아내리는 북극이 선사할 수혜를 누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정부는 내년도 극지 연구개발(R&D) 예산안 1058억 원 중 67%인 710억 원을 삭감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북극이사회 옵서버 국가로서 한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국제 공동협력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2024년도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사업 예산도 대폭 줄었습니다. 여기에서 옵서버 국가란 ‘북극이사회 고위관리 회의 및 산하 회의 참석이 가능하며, 의장 재량에 따라 의견개진 가능’한 곳으로 13개 국가가 있습니다.

이렇게 R&D 예산이 줄면 중단되는 연구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일본 인도 등은 ‘콜드러시(Cold Rush)’ 금맥을 찾으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각종 북극 정책을 개발·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북극 개발 경쟁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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