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장 연봉 깎고, 자본금 확충하라" 다올證 2대주주 주주서한
다올투자증권 NCR 274.3% 불과… 국내 증권업계 최하위권
이병철 회장 직격...내년도 연봉 하향 조정·성과급 반납 등 책임경영 요구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최대주주인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을 한 데 이어 이 회장의 책임경영과 자본금 추가 확충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시장에선 김 대표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경영 참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이 회장 측에 책임경영과 자본금 추가 확충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냈다. 김 대표 측은 지난 4월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폭락하자 지분 14.34%를 사들이며 2대 주주가 됐다. 최대주주인 이병철 회장 측(25.19%)과의 지분율 격차는 10.85%포인트다.
김 대표는 우선 다올투자증권이 처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대주주가 유상증자 등 선제적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해 재무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순자본비율(NCR)은 274.3%에 불과하다. 국내 증권업계 최하위권이다. 작년 동기(403.9%) 대비 대폭 하락했다. NCR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처럼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NCR이 낮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내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시장에서 다올투자증권의 유동성 대응력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더 큰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유상증자 등 대주주의 선제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김 대표가 자본력이 부족한 이 회장의 약점을 직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현 상황에서 사재를 털어 다올투자증권에 자본 확충을 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김 대표가 주주서한을 통해 최대주주인 이 회장 측에 유상증자 등을 요구한 건 자신의 자본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를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주주가 자본을 확충하고, 회사의 경영을 맡자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서 다올투자증권의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667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회사 실적 악화에도 이 회장은 2022년 기본급과 업무추진비를 더해 총 1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며 "임직원은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주주는 주가 하락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이 회장은 CEO로서 고통을 분담하려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은 경영 악화에 따른 책임을 지고 내년도 연봉을 대폭 하향 조정해야 한다"며 "다올투자증권 내부 규정에 따라 성과급 일부를 반환하고, 이연된 성과보수가 있으면 이 역시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말부터 장내 매수로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매입해 2대 주주에 오른 김 대표는 이 회장에 대한 경영권 공격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지난 9월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 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 데 이어 지난달엔 회계장부와 이사회 회의록 열람 등사 가처분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이 회장 측이 책임 경영의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향후 더욱 적극적으로 경영참여에 나설 수 있다고 예고했다. 김 대표는 "이번 주주서한은 시작일 뿐 앞으로도 2대 주주로서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물리 교사 출신의 전문 투자자다. 교직 생활을 이어가면서 부동산 투자를 공부해 IMF 시기 교직을 내려놓고 부동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때부터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통해 자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전에 투자일임업에 진출해 프레스토투자자문을 창업해 경영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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