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취임 후 첫 조직개편, 부사장 수 절반 줄여 효율성 높인다
그룹사 효율화 높이고 수평 문화 확산
자회사 대표 9명 전원 이례적 재신임
[파이낸셜뉴스]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조직개편으로 신한지주의 부사장을 절반으로 대폭 줄였다. 지주사는 조직 규모를 줄여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자회사 중심의 수평적인 협업을 강화해 그룹사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정도(正道) 경영'을 추구하는 진 회장의 조직개편 핵심으로 풀이된다. 진 회장은 또 주요 자회사인 신한투자증권을 포함한 9개 자회사의 대표 전원을 연임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리더십 변화를 최소화해 자회사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잠재적 리스크가 높은 경영 환경 속에서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은 19일 지주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잇달아 열고 조직 개편안과 자회사 임원 인사를 이같이 발표했다.
우선 신한금융은 전략·지속가능경영, 재무, 운영 등 11개 부문을 4개 부문으로 대폭 축소하면서 경영진을 10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 지주 부문은 그룹전략부문, 그룹재무부문, 그룹운영부문, 그룹소비자보호부문 4개 부문으로 운영되며 부문 내에 파트 조직을 신설했다. 특히 부문장과 파트장을 직위와 상관없이 '전문성'을 기준으로 선임했다. 경영진 인사의 기준을 직무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세대교체와 함께 그룹사 전체에 '수평 문화'을 확산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전문성을 기준으로 이인균 그룹운영부문장과 방동권 그룹리스크관리부문장이 그룹운영부문장, 리스크관리파트장으로 각각 재선임됐다. 세대교체와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신한금융지주 천상영 본부장이 그룹재무부문장, 신한은행 김지온 본부장이 감사파트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디지털파트장에는 삼성전자와 SK C&C 출신의 현 신한은행 김준환 디지털혁신단장이 신규 선임됐고 소비자보호파트장에는 박현주 그룹 소비자보호부문장이 재선임됐다.
이는 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식부터 "조직 규모에 비해 사람이 많다"고 조직 축소를 통한 '효율화' 방침이 현실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진 회장은 지난 9월 지주사 창립 기념 토크쇼에서도 "지주사는 그룹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장은 놔두고 시장 전체를 봐야 한다"고 지주사의 역할 변화를 시사했다. 지주사는 그룹 전체의 비전을 제시하고 시장 전체를 조망하면서 자회사가 현장에서 정도경영을 준수하고 있는지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진 회장의 판단이다. 이를 통해 지주사에서 자회사로 이어지는 업무의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지주사는 한 발 뒤로 물러나고 현장 중심으로 자회사 간에는 '수평적'으로 협업을 통해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금융은 또 임기만료 자회사 대표 9곳의 전원 연임을 추천했다.
진 회장은 이날 열린 자경위에서 "성과와 역량을 검증 받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재신임해 CEO가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위기 속에서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CEO 교체보다는 연임 의사결정을 통해 책임경영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기 상황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자회사 현안을 가장 잘 알고 있고 경험이 풍부한 검증된 CEO를 중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 위원 간 공감대를 형성했다. 2024년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기본과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중요한 시기라는 데 위원들 의견이 모인 것이다.
이에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로는 김상태 사장이 추천됐고, 신한자산운용은 조재민 사장을 대표이사로 단독 추천하면서 전통자산부문과 대체자산부문 각자대표 체제에서 단일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신한캐피탈 대표이사에는 정운진 사장,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는 이희수 사장이 추천됐고, 제주은행은 현재 박우혁 은행장, 신한DS 조경선 사장, 신한펀드파트너스 정지호 사장, 신한리츠운용 김지욱 사장, 신한벤처투자 이동현 사장 등이 재선임 추천됐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고객중심,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기본에 충실한 진 회장의 경영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자회사별 특성에 맞춰 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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