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인재 韓 유일한 지원정책 시급" [CEO&스토리]
[韓 반도체 생태계 확장하려면]
중·장기 나눠 반도체 기업 지원하고
인력부족 해결 위해 외국인 적극 채용
세제·허가 간소화 등 투자 활성화해야
“해외의 반도체 인재를 한국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인력 지원 정책이 필요합니다.”
11일 경기도 성남시 램리서치코리아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이상원 램리서치코리아 대표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 저변 확대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회사의 한국법인 대표이자 한국인으로서 회사와 한국 반도체 업계를 동시에 키워내는 것이 그의 어깨에 올려진 사명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대표는 램리서치 한국법인이 고급 인재 채용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램리서치코리아 제조 시설의 소재·부품 공급망을 넓혀갈 수 있게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의 관심뿐 아니라 정부의 꾸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정부가 중·장기적 관점으로 나눠 반도체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우선 그는 장기적 과제로 우리 반도체 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떠오른 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력을 갖춘 고급 반도체 인력 양성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대표는 이공계 기피, 저출산 등 한국의 근본적 인구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에서 외국인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인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인재들이 한국으로 와서 일할 요인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밖에서 보는 대한민국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수년 전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에서 일하는 것을 동경했듯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고, 장점이 많이 있는 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실제 국내에 들어와 일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램리서치코리아도 그분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분들이 한국에서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국가적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세액공제 혜택과 함께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작업이 단시간 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램리서치처럼 세계적 명성의 튼튼한 반도체 회사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 하고 있다”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 단체를 통해 반도체 회사들이 인허가 절차 간소화, 규제 정리 등을 건의하는 것들이 많은데 정부가 이 내용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투자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올해 정보기술(IT) 시장에서의 수요 부진으로 고전했던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이 내년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도 했다. 램리서치코리아는 시장 둔화와 미국 램리서치 본사의 고용 정책에 따라 올해 희망퇴직 등으로 전체 인력의 7%를 감원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그는 올 하반기부터 다시 채용을 시작하고 있고 이것은 시장 반등을 의미하는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귀띔했다.
그는 “내년 업황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메모리 시장 반등은 순식간에 찾아오곤 했는데 2024년은 다가오는 ‘업턴’을 잘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반도체 시장이 무궁무진한 기회를 맞이하면서 발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이 대표는 “한국은 반도체 시장의 관점으로 봤을 때 사업 기회가 상당히 풍부한 나라”라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드론에 관한 테스트가 나라 곳곳에서 이뤄지는 데다 여기에 필요한 칩을 만드는 세계 최대 회사들이 국내에 있다”고 말했다. 또 “칩 제조 능력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기 때문에 시너지만 제대로 만들면 엄청난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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