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기대되는 롯데의 라이징스타, 강속구 사이드암 우강훈을 만나다[부산야구실록]

박세종 기자 2023. 12.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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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시즌은 뜻깊었던 한해
장점은 빠른공과 다양한 변화구
마무리캠프는 변화구 훈련에 중점둬


지난 10월 5일. 당시 해설위원으로 사직야구장을 방문했던 김태형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어린 투수 한 명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그날 1군 마운드 데뷔에 성공한 우완 사이드암 투수 ‘우강훈’이었다. 2021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은 우강훈은 그해 11월 투수 홍민기와 함께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다.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는 롯데 우강훈. 오미래PD


올해 5월 27일 전역한 우강훈은 1년 반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좋은 공을 던졌고, 단숨에 1군 마운드 데뷔까지 성공했다. 지난 10월 5일 LG전에 등판해 최고 구속 시속 151㎞를 기록하며 2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롯데는 패배했지만, 강속구 사이드암 신예 투수의 등장은 팬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롯데는 필승조로 구분되는 김상수, 최준용, 구승민, 김원중 이외에는 한 이닝을 뚝딱 해치울 투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올 시즌에는 큰 점수 차에도 결국은 경기 막바지에 필승조가 등판하게 되는 상황이 부지기수였다. 팬들은 필승조에 걸리는 부하를 늘 걱정했다. 그렇기에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신예 투수의 등장은 구단, 그리고 팬들에게 반가울 수밖에 없다.

우강훈 역시 2023년을 뜻깊은 한 해로 평가했다.

[부산야구실록]

군 전역 후, 1군 무대에 데뷔하며 많은 팬과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올 시즌은 선수 본인에게 어떻게 남아있나요.

[우강훈]

1군에 있던 시간이 짧긴 했지만 그래도 올해는 저에게 정말 뜻깊은 해가 된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이닝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불펜 투수로도 던져보고, 선발 투수로도 던져봤잖아요. 어땠나요.

[우강훈]

불펜 투수나 선발 투수 보직에는 상관없이 그냥 1군 마운드에 선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어요. 선발 투수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프로에 와서 선발 투수를 하게 되어 기분이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부산야구실록]

퓨처스 리그에서 던질 때와 1군 무대에서 던질 때 좀 많이 다르던가요.

[우강훈]

스스로 느끼기에는 긴장감부터 달랐던 것 같아요. 타자들도 다 1군 선수다 보니까 더 잘 쳤던 것 같습니다.

[부산야구실록]

김태형 감독님이 해설위원을 하고 있던 때, 우강훈 선수에 대해 칭찬을 했던 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감독님 부임 이후 들었던 칭찬이나 그런 건 없었나요.

[우강훈]

직접 만나서는 아직 따로 해주신 말씀은 없었어요. 피칭할 때 잘 던진다고만 말씀해주시고 다른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군전역 이후 1군 무대에서 좋은 인상을 남긴 우강훈.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군 전역 후 우강훈은 퓨처스 리그에서 16경기 동안 2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3홀드 4.3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롯데는 우강훈이 가진 장점에 주목했다. 퓨처스 리그에서 실전 경기 감각을 익혀가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시속 150㎞에 가까운 공을 연신 던져냈기 때문이다. 현역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였다.

그 덕분에 우강훈은 정식선수로 전환된 후 1군 콜업의 기회까지 얻어낼 수 있었다. 시즌 막바지였기 때문에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데뷔전에서 전광판 기준 151㎞/h의 훌륭한 구속을 기록하며 팬들과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던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는 첫 선발 투수 등판의 기회도 부여받았다. 이 모든 것이 단 한 주 만에 이루어졌으니, 프로 선수로서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은 우강훈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일주일이었을 것이다.

[부산야구실록]

군 복무를 현역으로 다녀왔습니다.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야구 선수로서 감을 다 잃는 거 아니야?’라고 걱정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선수 본인이 경험하기에는 어땠나요.

[우강훈]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기 전에도 수술 때문에 1년 동안 공을 못 던졌어요. 그래서 사실 감을 잃을까 걱정도 많이 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군대에서 민기 형이랑 같이 캐치볼을 하면서 감각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걱정 없이 팀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수술을 했던 부분들은 다 회복이 된 건가요.

[우강훈]

네, 다 회복됐습니다.

[부산야구실록]

투수로서 가지고 있는 강점에 대해 스스로 한 번 소개를 해주세요.

[우강훈]

일단은 사이드암 투수로서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거기에 여러 변화구를 섞어서 던질 수 있는 것도 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야구실록]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에 두고 훈련을 진행했나요.

[우강훈]

전역 후 마운드 복귀까지 준비 기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았어요. 부족하다고 느꼈던 변화구 투구 위주로 연습하면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사실 이전까지는 롯데 자이언츠 내에서 야탑고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야탑고 출신 선수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요. 그리고 유제모 선수도 신인 선수로 팀에 합류했잖아요. 야탑고 출신 선수들끼리 교류가 있나요.

[우강훈]

야탑고 선수들이 팀에 합류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같은 출신 선수들끼리 같이 밥도 먹으면서 꾸준하게 교류하고 있습니다(웃음).

우강훈은 2024시즌 롯데의 투수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는 KBO리그 내에서 매우 귀한 포지션이다. 그렇기에 우강훈이 1군 투수 엔트리의 한 자리를 안정적으로 차지할 수만 있다면 롯데의 투수진 운용도 한결 편해질 것이다. 올 시즌 롯데 1군 마운드의 사이드암 투수로는 한현희와 신정락이 주로 출전했다. FA로 롯데에 이적한 한현희는 시즌 초 많은 기대를 받으며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104이닝을 투구했으나 결국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6승 12패 3홀드)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신정락 역시 34경기에 출전하며 4승 1홀드를 기록하는 등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지만, 접전 상황에서 등판할 만한 구위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사이드암 계열 투수들은 대부분 불펜 투수로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우강훈은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 중 어떤 포지션을 선호하고 있을까. 우강훈은 자신을 불펜 투수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왔지만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에게 올해를 기점으로 그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야구실록]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보직을 원하고 있나요.

[우강훈]

저는 제 스타일 상 1이닝을 깔끔하게 막는 게 더 좋다고 생각을 해왔어요. 하지만 올 시즌 선발 투수로 한 번 던져보고 난 뒤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선발 투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들고 있어요.

[부산야구실록]

마무리 캠프 이후 비시즌 기간을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우강훈]

일단 내일(인터뷰일 기준)부터 아시아 선수권대회에 합류하게 되고 대회 종료 이후 휴식기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딱히 쉬기보다는 그때부터 그냥 꾸준하게 계속 운동을 할 생각입니다. 몸도 더 키울 예정이고 캐치볼도 쉬지 않고 꾸준히 할 계획이에요.

[부산야구실록]

내년 시즌 개인적인 목표가 있나요.

[우강훈]

1군 무대에서 계속 꾸준하게 경기를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는 우강훈. 박세종PD


[부산야구실록]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강훈]

올해 생소한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응원과 관심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뛰어난 실력이 필수지만 그에 못지않게 주어진 기회를 붙잡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하다. 올 시즌 상무 입단 실패 이후, 롯데 외야수 주전 자리와 국가대표 외야수 포지션을 꿰찬 윤동희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올 시즌 롯데의 사이드암 투수진 성적을 고려해본다면 우강훈은 내년 시즌 1군에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 기회를 본인의 것으로 만드는 건 우강훈 본인에게 달려있다.

올 시즌 1군 무대 데뷔에 이어 첫 선발 투수 등판, 거기에 국가대표 선수로서 아시아선수권대회도 경험하고 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강훈은 1군 첫 해에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을 연달아 습득해왔다. 올 시즌 팀의 스타로 일약 성장한 야탑고 1년 후배 윤동희의 바통을 2024시즌 우강훈이 이어받을 수 있을까.

부산야구실록은 다음 주 롯데 자이언츠 외야 기대주 신인 이선우의 인터뷰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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