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0만km서 날아온 고양이…초고속 인터넷보다 빨랐다

3100만km 거리의 심우주를 비행 중인 프시케 탐사선에서 보낸 최초의 고화질 스트리밍 동영상 화면으로, 고양이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출처=나사]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지구에서 3000만㎞ 이상 떨어진 심우주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초고속 인터넷보다 더 빠르게 영상을 전송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18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나사의 프시케 탐사선은 지난 11일 심우주 광통신(DSOC) 기술을 이용해 미 캘리포니아 공대 팔로마 천문대에 있는 헤일 망원경으로 첫 영상을 전송했다.

이 영상은 15초 길이에 1080p 해상도의 고화질(FHD) 테스트 영상이다. ‘태터’라는 고양이가 소파 위에서 레이저 포인터를 잡으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담았다.

DSOC는 근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나사가 기존에 우주 탐사선과 통신에서 쓰는 전파 시스템의 10∼100배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영상 전송 당시 프시케 탐사선과 지구의 거리는 약 3100만㎞로 알려졌다. 이는 지구와 달의 거리의 약 80배에 이른다.

프시케 탐사선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심우주 광통신(DSOC) 기술을 이용해 미 캘리포니아 공대 팔로마 천문대에 있는 헤일 망원경으로 첫 영상을 전송했다. [사진 = 유튜브 채널 ‘JPLraw’ 캡처]

DSOC에 참여한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라이언 로걸린은 이런 먼 거리에서도 “가장 속도가 빠른 광대역 인터넷보다 더 빨리 영상을 전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팔로마 천문대에서 받은 이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인터넷 연결 속도가 프시케 탐사선에서 전송받은 속도보다 느렸으며, 최근에는 프시케 탐사선에서 1.3테라비트분량의 데이터를 하룻밤에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팸 멀로이 나사 부국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성과로 미래의 데이터 전송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서 첨단 광통신에 우리가 전념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고 강조했다.

DSOC는 앞으로 우주에서 수집될 고화질 사진과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술로 여겨진다. 기술이 완성되면 우주 전역의 나사 임무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0월 13일 발사된 프시케 탐사선은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의 소행성대에 자리 잡고 있는 소행성 프시케로 이동 중이다. 6년 뒤인 2029년 8월 프시케 궤도에 도착해 최소 26개월 동안 임무를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