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동네 병원 이용후기 올리면 불법? 불편 규제 바꾼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김우성 앵커
■ 방송일 : 2023년 12월 19일 (화요일)
■ 대담 : 심재식 공정거래 위원회 시장구조개선정책과장
-정부 내 경쟁 제한하는 각종 규제 찾아내 개선 작업
-올해 자동차 검사, 의료, 소자본 창업 등 22건 규제 개선
-규제 개선 통해 예산 추가 투입 없이 경쟁으로 성과 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소비자와 기업,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시장을 만듭니다. <공정 경제 이야기> 오늘은 공정거래위원회 심재식 시장구조개선정책과장 전화 연결합니다. 과장님, 안녕하십니까?
◆ 심재식 공정거래 위원회 시장구조개선정책과장(이하 심재식):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난 12.7 공정거래위원회는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경쟁제한적 규제를 개선했다고 발표했는데, 공정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쟁제한적 규제의 개선 업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심재식: 공정위는 담합과 같은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처벌하는 업무도 하지만, 정부 내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를 찾아내어 개선하는 작업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제한적 규제가 개선되면 기업 간 가격·서비스 경쟁이 촉진되어 소비자 편익이 증대되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가진 혁신기업들이 등장하여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됩니다. 공정위는 매년 20~30건의 규제개선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특히, 올해는 의료, 자동차검사, 아파트관리, 천연가스, 소자본 창업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사업자의 신규 진입을 저해하거나 자유로운 사업활동을 제약하는 22건의 규제를 발굴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참고로 규제개선 프로세스를 간략히 설명드리면, 우선 재계, 학계, 언론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규제를 발굴한 후, 전문가 자문 등 심층분석을 통해 규제의 목적은 달성하면서도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 대안을 마련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는 해당 규제의 소관 부처와 협의 과정을 거쳐 개선 방안과 개선시기를 확정하게 됩니다.
◇ 김우성: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올해 공정위가 개선하기로 한 과제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심재식: 요즘 많은 분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 다른 사람들의 이용후기를 참고하고 계신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의료법에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행위를 불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 의료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의료에 대한 정보를 다룰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을 막기 위한 취지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소비자 입장에서는 병원을 방문하기에 앞서 그 병원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이용후기 같은 정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요. 지금까지 이러한 소비자의 이용후기가 의료법상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특히 많이들 알고 계시는 '강남언니'와 같은 의료정보 플랫폼에 올리는 정보가 불법의료광고로 의심받게 되면 해당 사업자나 이용후기를 올리는 소비자 모두 곤란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번에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협의를 해서 소비자의 단순 이용후기는 의료광고로 보지 않도록 하고, 그 구체적인 허용범위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관련 가이드라인을 24년까지 개정하기로 한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가를 받고 후기를 작성하거나, ▲일반인의 상식이 아닌 전문적인 의료행위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유롭게 후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김우성: 의료소비자들이 자신이 경험한 의료기관 이용후기를 한층 더 자유롭게 온라인상에 게시하거나 공유할 수 있게 되겠군요. 그렇게 되면 어떤 경쟁촉진 효과가 있다고 보시나요?
◆ 심재식: 말씀하신 대로 의료소비자들이 법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서 자신이 경험한 의료기관 이용후기를 한층 더 자유롭게 온라인상에 게시하거나 공유할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가 자기가 원하는 의료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와 의료기관간의 정보비대칭이 해소될 수 있고, 소비자가 건전한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 의료서비스 공급자간의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 의료서비스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김우성: 의료분야 외에 일반 국민들에게 혜택이 될만한 것을 꼽으시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 심재식: 네. 현재 하나 밖에 없는 자동차종합검사 교육기관을 추가로 지정하여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하였습니다. 전국 1,413개소의 자동차종합검사소 기술인력들은 3년마다 자동차종합검사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요. 교육기관으로 김천에 위치한 한국교통안전공단 하나만 지정이 되어있어 수도권 거주자 등 원거리에 있는 분들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전국 자동차종합검사소의 37%인 524개소가 수도권에 있으니 불편이 컸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토부에서 '24년 하반기까지 김천 외의 지역에 교육기관을 추가로 지정하기로 하여 이러한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고, 더불어 교육기관간 경쟁으로 교육품질 향상효과도 기대됩니다.
◇ 김우성: 그 외에 중소사업자의 창업을 촉진하고, 소자본 창업자의 비용부담을 줄여주는 규제개선도 추진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개해 주시죠.
◆ 심재식: 네,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인력부담을 완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창업단계에서의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먼저, 축산물 가공사업자는 자신이 가공한 축산물이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에 적합한지를 자신의 종업원 중에서 검사능력이 있는 사람을 지정하여 검사할 수 있는데, 이를 축산물자가품질검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자가품질검사는 축산학 등 관련학과 졸업자만 가능하여 해당인력을 채용해야 했지만, 식약처와의 협의를 통해 '25년 상반기부터는 관련 분야 자격증을 보유하거나 근무경력이 있으면 전공자가 아니라도 자가품질검사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 근로자파견업과 유료직업소개업을 창업하려면 일정한 면적의 사무실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지만, 앞으로 공유오피스와 같이 다양한 사무실 보유형태가 가능한 시대변화에 따라 근로자파견업의 경우 일정 면적을 요건으로 하는 대신 사업상 필요한 사무실만 갖추면 되도록 하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고용노동부와 협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유료직업소개업의 경우에는 의료, 법률 등 고급·전문인력분야 온라인사업에 대해서는 면적요건을 적용하지 않기로 개선하였습니다.
◇ 김우성: 자가품질검사의 경우 학력을 기준으로 설정되었던 자격요건이 능력기준으로 변경되는 거여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볼 수 있겠네요?
◆ 심재식: 그렇습니다. 사업자입장에서 능력에 기초한 인사관리가 가능해질 것이고, 구직자 입장에서도 능력만 갖춘다면 취업기회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우성: 이번 규제개선 성과 중에 독과점 분야에 대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심재식: 한국가스공사가 장기적으로 독점을 유지하고 있는 천연가스 배관망 운영의 중립성과 투명성을 높힌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많은 부분을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하여 전국적인 배관망을 통해 가정 및 산업체, 발전소 등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민간 LNG발전사의 경우 자기사용분에 한해 직접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는데, 이들 사업자들 역시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하는 배관망을 이용해야 자기가 필요한 곳으로 가스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가스공사가 배관망을 중립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할 경우 민간사업자가 여러 가지 불이익을 입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그 동안 있어 왔습니다. 이에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배관시설이용심의위원회'를 신설하여 배관망 운영의 중립성을 높이고, 배관시설 이용에 필요한 정보의 공개를 확대하여 민간의 이용편의성과 예측가능성을 높힘으로써 독점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는 부작용 가능성을 해소할 계획입니다.
◇ 김우성: 말씀하신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 내용을 들어보니 공정위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 심재식: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고 기업의 혁신 유인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내 각종 규제를 경쟁친화적 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더욱이 규제개선 작업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정책수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규제개선 업무를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우성: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심재식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과장과 함께 했습니다.
YTN 김우성 (wskim@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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