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라인 바꾼 尹…능력 위주라지만 '회전문 인사' 비판도

권오석 2023. 12. 1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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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각각 지명하면서 외교·안보라인에 대해 개각을 단행했다.

뒤이어 나선 조태열 후보자는 "미중 전략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정학적 변화의 시대에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중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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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조태용 국정원장·조태열 외교장관 후보자 지명
조태용, 주미대사→안보실장→국정원장 잦은 이동
‘슬림화’ 기조 벗어나 안보실 산하에 3차장직 신설도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각각 지명하면서 외교·안보라인에 대해 개각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국가안보실에 ‘경제안보’를 담당하는 3차장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다만 현 국가안보실장인 조태용 후보자를 9개월 만에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바꾸는 등 이번에도 ‘회전문 인사’란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용(왼쪽)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외교·안보 라인 수뇌부 인선안 발표 브리핑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대기 비서실장은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브리핑에는 두 후보자가 참석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조태용 후보자는 “국정원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일선에 서 있는 국가의 중추적 정보기관”이라며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올바른 결정 내릴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장을 맡으면, 온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국정원이 세계 어느 정보기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초일류 정보기관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1980년 입부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외교부 1차관,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거쳐 지난 3월 안보실장에 임명된 조 후보자는 ‘외교안보 베테랑’이다.

뒤이어 나선 조태열 후보자는 “미중 전략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정학적 변화의 시대에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중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능력과 경륜 모두 부족하지만, 청문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장관에 임명되면 엄중한 대외 환경을 지혜롭게 헤쳐가면서 우리 외교 입지와 전략적 공간, 활동 영역을 넓혀 국가안보와 번영의 토대를 튼튼히 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조태열 후보자는 통상교섭조정관, 주(駐)제네바 대표부 차석 대사, 주스페인 대사, 주유엔 대사 등을 역임하며 양자·다자외교 경험을 쌓았고, 특히 경제 통상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능력 위주로 적재적소에 인사를 하겠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나, 그간 보여준 행보는 이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은 취임 5개월 만에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됐고, 지난 7월 임명된 오영주 외교부 2차관 또한 6개월을 못 채우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날 인사의 경우에도,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조태용 후보자는 주미대사·안보실장·국정원장까지 자리를 세 차례나 바꾸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 ‘슬림화’ 기조에서 벗어나 안보실 산하에 3차장직을 새로 만들기로 하면서 조직도 확대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3차장은 신설한다”며 “1차장은 외교, 2차장은 국방, 3차장은 경제안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교와 경제와의 관계가 무너지고 있고, 과거 자유무역주의에서 평온하던 국제 경제 질서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상황”이라며 “공급망도 중요하기에 ‘사령탑’ 역할을 해줘야 한다 생각해서 신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태용 후보자의 이동으로 공석이 될 안보실장직의 후임자는 향후 추가 검토를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이 교체되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제외하고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장관의 부처는 모두 후임자로 교체됐다. 윤 대통령이 한 장관까지 바꾼다면, 총 19개 부처 중 총선을 위한 개각은 모두 10개 부처에 이를 전망이다. 한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상황인 만큼, 늦어도 연말까지는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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