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비대위' 사전정지…韓 '경험부족·아바타' 적극반박(종합)
한동훈 "세상 모든 길은 처음…누구도 맹종한 적 없어"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최평천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주류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심(黨心)을 결집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당에서 제안이 오면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에둘러 내비치면서 한 장관의 구원투수 등판이 점차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을 위한 절차는 거의 다 거쳤다"면서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인선 반대는 아주 소수"라고 말했다.
한 친윤 인사도 "다른 후보 이야기는 안 나오고 한 장관만 나온다는 것 자체가 큰 흐름이 정해졌다는 뜻"이라며 "당이 건강한 토론과 의견교환을 거친 다음 한 장관에게 요청하는 절차적 완결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류는 총선이 약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 돌파를 위한 구원 카드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한동훈 비대위'를 띄우기 위한 사전 절차를 차곡차곡 진행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14일 중진연석회의, 15일 의원총회, 18일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 의견을 수렴 중인 가운데 주류는 총선을 앞두고 한 장관을 당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미 형성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인선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다른 인물을 내세우거나 한 장관에게 다른 역할을 맡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주류가 강조하는 대목이다.
한 당직자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 역할로 아니라는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이 정도 불이 붙었다면 활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을 맡기지 않으면 나중에 선대위원장을 맡겨도 효과가 기대만큼 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분명한 것은 한 장관이 총선에서 필요하다고 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면서 "'보석이면 지금 당장 써야 하고, 아꼈다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라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친윤 인사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장관이 대통령실과 당의 '수평적' 관계 복원을 이뤄내기 쉽지 않다거나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주류 의견에도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것은 한 장관이 와서 보여줘야 하는 부분인데, 다른 대안들은 그럼 직언을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있어서 오히려 직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친윤 의원은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해 "경험이 부족하다고 정치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태 정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해서 잘됐나.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장관을 보호하고 당도 총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흠집이 나지 않는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게 적합하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한 장관이 정치력과 관리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당의 수장 대신 선대위원장으로서 총선 간판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형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의도에 착륙하는데 '하드랜딩'(경착륙)하게 하면 곤란하다. 기체가 다칠 수 있다"며 "'소프트랜딩'(연착륙)을 하기 위해 선대위원장 정도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게 신중론"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된 정치 경험 부족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및 이미지 중복을 지적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적극적인 태도로 반박하면서 비대위원장 제안이 올 경우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장관은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며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했다.
경험 부족은 문제가 되지 않고 당이 함께하고 지도자가 결단하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인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아바타'라는 일각의 비판에는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하면서 '수직적' 당정 관계 우려도 일축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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