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듣네" 10대 장애인 싱크대서 물고문 사회복지사 4명 기소

대구지검, 경산 복지시설 학대 확인
싱크대 위로 올려 얼굴에 물 '콸콸'

10대 중증장애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물고문식의 학대를 당한 주방 싱크대. 독자 제공

중증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10대 장애인을 학대한 혐의로 사회복지사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시설에서 보호 중인 10대 장애인을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A씨 등 사회복지사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A씨 등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경북 경산시 한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에서 B(16)군을 싱크대 위로 올린 뒤 얼굴에 1~2분간 물을 틀어 학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B군을 들어 올려 구덩이로 던질 것처럼 흔들고 한겨울 밤 옷을 입히지 않은 채 약 10분간 밖으로 쫓아내기도 했다.

대구지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찰 관계자는 "B군이 스스로 피해 진술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피의자들과 목격자들을 전원 재조사하고 피의자들 출퇴근 기록 등을 통해 추가 증거를 확보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B군의 학대 피해를 알게 된 시설 종사자가 지역 인권단체에 제보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경산지역 16개 장애인·노동·인권시민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은 2021년 5월 18일 경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대 장애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물고문 등의 여러 학대를 당했다"면서 "같은 시설에서 인권유린이 반복되는데도 경산시마저 관리 감독에 소홀히 하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