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와 디지털"
당뇨병은 평생 꼼꼼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매번 일정한 시간에 경구약제나 인슐린 같은 주사제를 챙겨야 하고, 혈당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식이요법과 운동 역시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매일 규칙적으로 당뇨병을 관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많은 환자가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빈틈을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이 채워줄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인슐린을 투여할 때 나의 일정에 따라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또 투여량과 투여 시간, 혈당 수치 등 종합적인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앱이 나의 치료 현황을 척척 분석해준다면 자신의 질환에 대해 잘 알게 되고 더욱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기록과 분석이 주치의에게 자동으로 전달될 경우 전문가와 함께 내 생활 패턴을 반영한 치료 계획도 체계적으로 짤 수 있다.
이렇듯 디지털 기술이 환자들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이 크기에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디지털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사노피도 신약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환자들의 질환 관리 과정을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자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모색하고 있다. 만성질환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엠디스퀘어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대한당뇨병학회와 함께 당뇨병 환자의 심신 건강을 통합적으로 돌보는 모바일 앱 '당당케어'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환자들의 만성질환 관리를 돕기 위한 자체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도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들을 근거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발전을 위해 두 가지 의견을 공유하고자 한다.
헬스케어 분야의 디지털 솔루션은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는 아직 초기 단계로, 기업뿐 아니라 정부, 의료계 등 다양한 주체가 함께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데이터가 그렇다.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데이터를 충분히 쌓아서 통찰력을 얻고 더 견고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여기에서 다시 데이터와 통찰력을 얻는 선순환을 통해 충분한 데이터 풀이 구축된다면 개별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 사노피는 한국에 데이터 관리팀을 별도로 구성하는 등 데이터에 대한 역량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윈윈하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 차원에서 적합한 인프라스트럭처를 조성해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마침 정부에서도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 등 관련 활동을 추진 중이다. 빅데이터와 관련한 여러 노력이 이뤄져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탄탄한 토대가 갖춰지기를 바란다.
헬스케어와 디지털을 모두 이해하는 전문인력 역시 절실하다. 현재 헬스케어업계에선 솔루션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기존의 UX(사용자 경험) 전문가들도 환자와 의료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헬스케어와 디지털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가려면 양쪽의 경험을 활발하게 공유하고, 두 분야를 모두 이해하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664조원. 2027년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예측 규모다. 올해 우리나라 총예산이 639조원 남짓인 것을 고려하면 가히 우리의 미래를 걸어볼 만한 시장이다.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들의 만성질환 관리 부담 역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현명하게 해소할 수 있다.
정부도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5대 핵심 과제로 지정하고, 12개 부처가 참여하는 '디지털·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한국이 리더로 부상하는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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