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엔리케 감독 “음바페, 자기가 뛸 포지션 스스로 결정한다”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의 킬리안 음바페가 본인이 뛸 자리를 스스로 결정한다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인정했다. PSG가 감독의 계획보다 스타 음바페의 뜻대로 돌아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실토한 셈이다.
엔리케 감독은 18일 릴과의 2023~2024 리그1 16라운드 원정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음바페가 선호하는 포지션에 관해 설명하면서 “음바페는 그가 뛰기로 한 곳에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음바페는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고, 안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으며, 포지션을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다”며 “다만 그를 안쪽 공격수로 기용하느냐 바깥쪽 공격수로 기용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음바페는 이날 3-4-2-1 전형에서 최전방에 자리했다. PSG는 지난 14일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같은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음바페도 같은 포지션에 섰지만, 앞선 리그1 경기들에서 주로 4-3-3, 4-2-2-2 포메이션에서 측면과 중앙을 오갔던 것과 비교하면 낯선 자리로 볼 수 있다. 음바페는 후반전에 페널티킥(PK)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조용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음바페와 엔리케 감독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앞서 음바페는 UCL 도르트문트전 이후 엔리케 감독의 전술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엔리케 감독의 발언은 음바페 뜻대로 전략을 짜는데도 그가 제 활약을 펼치지 못해 승리하지 못했다고 암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엔리케 사령탑 체제로 이번 시즌을 새롭게 시작한 PSG는 전체적인 팀 조직력보다 음바페가 돋보일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비판을 받는다. 포메이션은 물론 베스트11, 경기에 나서는 다른 선수들의 포지션까지 매 경기 달라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오른쪽 윙어 혹은 미드필더 자리에 서며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이강인도 PSG에서는 왼쪽 윙어, 혹은 미드필더로 나선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는 왼쪽 윙백 포지션을 소화했다.
문제는 너무 잦은 변화에 팀 조직력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그1 우승을 넘어 UCL 우승을 목표로 하는 PSG로선 ‘음바페 딜레마’를 풀어야만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음바페는 내년 여름 계약 기간이 끝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가 팀 승리를 위해 얼마나 헌신적으로 뛸 지는 지켜봐야 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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