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영상데이터 판독 … 전문의 부족한 군대에 딱이죠"

2023. 12. 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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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AI 전문기업 '딥노이드' 최우식 대표 인터뷰
軍의료 실증사업에 참여
영상진단 정확도 높이고
의사 업무량 낮춰 1석2조
CES 2023·학술대회 등서
AI 의료솔루션 대대적 홍보
미래엔 AI도 엑셀처럼 될것
누구나 쉽게 쓰게 만들고파
최우식 대표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 맞춤형 건강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또한 인구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비 지출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상충되는 의료 수요 충족과 의료비 지출 최소화를 공언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낸 기업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딥노이드'다. 딥노이드는 최우식 대표가 2008년 창업한 회사로, 2021년 코스닥에 의료 AI 기술특례 상장으로 입성했다.

한화정보통신에서 휴대폰 개발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최 대표는 삼성전자를 거쳐 휴대폰 개발업체 애플톤을 창업하면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잘못된 아이템 선정과 사업 전략, 급변하는 국내외 정책 등 다양한 변수에 발목을 잡혀 여러 번 실패도 맛봤다. 그러나 실패는 사업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최 대표는 구글의 AI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바둑기사가 펼친 세기의 대결에서 AI가 인간을 이기던 순간을 지켜보며 이번 생의 마지막 사업으로 AI를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

딥노이드는 AI 핵심 기술로 '영상데이터 판독'에 역점을 뒀다. 최 대표는 수많은 의료 영상 데이터는 쌓여가지만 정작 이것을 판독할 의사 수는 적다고 판단했다. AI가 의사의 판독을 보조할 수만 있다면 의사 업무량은 줄고, 진단 정확도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인간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AI 솔루션 사업을 시작했고, 미래에는 누구라도 AI를 엑셀처럼 손쉽게 사용하는 세상을 만드는 게 딥노이드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국군 중앙 병원에 설치한 딥노이드의 의료AI솔루션 사용법을 확인 중인 당국 군병원 의료진들. 딥노이드

딥노이드는 의료 영상 데이터 판독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질환을 진단 보조할 수 있는 의료 AI 솔루션 '딥에이아이(DEEP:AI)'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다. 뇌 MRA 의료 영상 진단보조 솔루션 딥뉴로(DEEP:NEURO), 흉부 X-레이 의료 영상 진단보조 솔루션인 딥체스트(DEEP:CHEST), 저선량 흉부 CT 의료 영상 진단보조 솔루션인 딥렁(DEEP:LUNG), 척추 X-레이 의료 영상 진단보조 솔루션인 딥스파인(DEEP:SPINE) 등이 대표적이다. DEEP:NEURO는 뇌 MRA 영상에서 뇌동맥류 의심 부위를 AI로 판독 및 분석하는 솔루션으로 지난 8월 14일 최종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되어 국내 비급여 시장에 진출했다. DEEP:CHEST는 흉부 X-레이 영상에서 이상 부위를 검출해 의료인의 폐질환 진단 결정을 보조한다. DEEP:LUNG은 저선량 흉부 CT 영상에서 폐결절 의심 부위를 검출해 의료인의 진단 결정을 보조하는 솔루션이다.

국내외에서 AI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딥노이드는 '군 의료 영상 데이터 기반 AI 판독 시스템 고도화 및 실증사업(이하 군의료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군의료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영상 판독 전문의가 부족한 군 부대에서 AI·데이터에 기반해 영상 판독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는 영상 판독 전문의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장병들에게는 보다 신속·정확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기업에는 AI 솔루션 성능을 향상시키고 초기 시장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한다. 즉 공간적·시간적 제약과 더불어 의료 자원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 군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기업의 제품 고도화를 함께 진행하는 사업으로 경희의료원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2020년부터 본격 시작됐다. 2020~2022년 3년간 군 병원에서 수집한 군 의료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군 부대에서 발생하는 다빈도 질환을 검출할 수 있는 의료 AI 모델을 개선·개발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도 획득했다.

4년 차인 올해는 이미 개발한 AI 판독 모델의 성능 고도화, 식약처 추가 인허가 획득 등을 진행했고, 군 의료 현장에서도 AI를 활용한 진단보조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신규 AI 모델과 개선된 AI 모델을 실증부대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군 AI사업의 글로벌 진출 사업 일환으로 AI 솔루션과 이동형 X-레이 장비에 AI솔루션을 융합하여 해외 군 부대 및 국내 함정에 설치하는 과업도 함께 수행했다.

세부적으로는 DEEP:CHEST를 기반으로 흉부 질환 5종(폐경화, 기흉, 흉막삼출, 섬유화, 결절·종괴) X-레이 영상 판독 알고리즘 고도화, 무릎 반월상연골파열 판독을 위한 무릎 MRI 판독 모델 고도화 등을 진행했다. 또 흉부질환, 척추압박골절, 손목골절 등의 질환 진단보조 시스템을 국내 군 거점병원·병원선·해외순항선 서북도서, 해외 군병원 등에 설치했다. 지난 11월 우즈베키스탄 군 병원에 DEEP:CHEST, DEEP:SPINE을 적용한 이동형 X-레이 장비 타입의 진단보조 시스템 설치가 대표적 사례다.

딥노이드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한 글로벌 박람회 'CES 2023', 9월 진행한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KCR 2023) 등에 참가해 의료 AI 솔루션 DEEP:AI 시리즈의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딥노이드와 최 대표가 꿈꾸는 AI는 '현재'에 있다. 딥노이드의 의료 AI 솔루션 DEEP:AI 시리즈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한 AI이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책상에만 있는 AI는 결국 도태돼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당장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AI를 선보이는 게 제가 꿈꾸는 AI"라고 강조했다.

[서정윤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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