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발탁 선택 안한 클린스만, +3을 향한 의문
지난 18일 발표된 16명의 남자 축구대표팀 국내훈련 소집 명단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깜짝 발탁’은 없었다. 이들과 현재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럽파들을 감안하면,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파격적인 선발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전보다 3명이 더 늘어난 최종 엔트리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내년 1~2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팀들은 기존 23명에서 3명이 늘어난 26명까지 최종 엔트리를 구성할 수 있다. 당초 23명을 고집할 것으로 보였던 AFC가 월드컵 등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기로 했다.
이번 국내 훈련 소집 선발 명단에 관심이 집중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전보다 더 많이 선수를 뽑을 수 있는 만큼 클린스만 감독이 새로운 얼굴을 발탁한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성행위 불법 촬영 논란으로 국가대표직을 일시 박탈당한 황의조(노리치시티)가 아시안컵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K리그 득점왕 주민규(울산)의 발탁 가능성이 점쳐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K리그 선수들과 휴식기를 맞은 독일, 덴마크, 세르비아 리그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 선수들로 꾸려진 이번 명단에서, 새 얼굴은 없었다. 명단에 포함된 16명은 전부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소집 때 불러 함께 훈련했던 선수들이었다. 이번 훈련이 최종 엔트리 발표 전 마지막으로 선수들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더욱 논란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런 선택은 1차적으로는 더 이상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추가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늘어난 3명에 대한 활용에 대해서는 두 가지 예상을 해볼 수 있다.
우선 3명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서는 K리그 선수들을 발탁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무언의 메시지를 던졌다. 국내파가 아닌 결국 해외파를 뽑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현재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진다. 양현준(셀틱)이나 김지수(브렌트퍼드) 등 이전에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선수들부터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선수들까지 후보군은 많다.
3명을 다 채우지 않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어차피 26명을 뽑아도 매 경기 그라운드와 벤치에 들어가는 선수는 23명이고 나머지 3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그럴바엔 관중석으로 가는 선수 없이 모두가 그라운드와 벤치에 들어감으로써 누구 하나 경기에 예외가 되는 일 없이 팀 분위기를 한층 단단하게 만드는 효과를 나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부상자 발생 등 대표팀에 돌발적인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시안컵 같은 토너먼트 대회는 늘 부상과의 싸움이다. 한국도 2015년 아시안컵에서 이청용과 구자철이 부상으로 이탈, 결승전까지 21명으로 소화해야 했다. 2019년 아시안컵에서는 기성용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당한 햄스트링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에 짐을 싸면서 중원에 큰 공백이 생기기도 했다. 엔트리가 늘어났는 데도 변수를 대비한 선수 선발을 하지 않아 전력에 타격을 입는다면 감독이 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는 28일에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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