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서 앉은 채 숨진 독거노인…남 얘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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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서 독거노인 A씨(74)가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갔지만 아무 조치도 못 받고 7시간 만에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당시 응급실은 대기 환자로 넘쳐났고 A씨는 보호자 없이 방치된 상태였다.
최근 응급실과 병원엔 A씨처럼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있어도 연로한 탓에 제대로 환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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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서 독거노인 A씨(74)가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갔지만 아무 조치도 못 받고 7시간 만에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당시 응급실은 대기 환자로 넘쳐났고 A씨는 보호자 없이 방치된 상태였다. 이에 정부가 응급의료에 과감히 투자해 과밀화를 해소하고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노쇠해 사리분별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의료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시에 홀로 살던 A씨는 지난 13일 오후 8시36분 119에 신고해 어지럼증과 두통 등을 호소했다. 구급대는 A씨를 오후 8시52분 강원대병원 응급실로 후송했다. 당시 응급실에는 대기 환자 19명이 있었다. 의료진은 A씨의 중증도를 살핀 뒤 경증으로 분류했다. 대기실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던 A씨는 지난 14일 오전 4시 대기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의료진은 곧장 심폐소생술(CPR)을 했으나 소용없었다.
앞서 의료진은 지난 13일 밤 11시에서 14일 새벽 2시 사이 세 차례에 걸쳐 A씨를 불렀으나 아무 대답이 없자 A씨가 집으로 돌아간 줄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자가 없어 상황이 악화한 셈이다.
최근 응급실과 병원엔 A씨처럼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있어도 연로한 탓에 제대로 환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전언이다. 류현호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특히 지방에는 보호자 없는 환자가 많고 고령화로 이런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보호자가 있다 해도 연세 드신 분들이 많아 젊은 사람과 달리 대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시골에 사는 80대 노인들의 경우 인지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져 응급실에서 이들에 의료처치 등에 대해 이해시키는 시간이 길어지고 응급실 운영이 지체되는 경우가 있다고도 했다. 류 교수는 "이에 병원에서도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 대응력이 부족할 때에도 환자가 입원해 치료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한 적이 있다"며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보호자 부재 등의 경우 응급실이나 병원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사회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현재는 통상 보호자가 없는 경우 입원이나 수술이 어렵다.
근본적인 문제인 응급실 과밀화 해결을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단 제언도 있다. 의사인 정형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은 "애초에 응급실에서 A씨를 경증으로 분류한 게 잘못인지 아닌지가 핵심"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이 발생한 근본 원인은 응급실 과밀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과감히 자금을 투자해 응급실 인력과 시설을 갖추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며 "추가로 중환자실을 더 확충하고 배후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중환자와 응급실 진료의 우선순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또 "응급실 등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만 내년 보건 예산은 오히려 축소됐다"고 꼬집으며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응급실 과밀화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 자명해 응급실 과밀화 해결을 위한 자원 배분, 병원 안에서 선택적 외래진료 자원을 응급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논의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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