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수당 소거, 임금 10% 삭감, 명퇴… KBS 박민 사장의 구조조정안

이가영 기자 2023. 12. 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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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수입 급감 대비 계획 국회서 공개
장제원도 “충격적”
1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KBS 박민 사장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박민 KBS 사장이 TV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해 수신료 수입이 급감한다면 인건비 1000억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여당 의원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KBS‧EBS 결산 승인’ 안건으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 회의에서 박 사장을 향해 수신료 분리 징수 이후의 대비책에 관해 물었다.

박 사장은 “분리 징수가 본격 시행되면 (최악의 경우) 37%, 2600억원 정도의 수신료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수신료 분리 징수 시행 이전에는 고지 대비 100% 수납률을 보였으나 시행 이후인 올해 10월 들어서는 95% 정도로 떨어졌다고 한다.

박 사장은 1차로 각종 비용을 절감하면 800억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으며, 2차로는 인건비와 제작비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인건비 20% 절감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KBS 인건비가 5000억원일 텐데, 20% 절감이면 1000억원을 빼겠다는 것이냐’며 “내년에 있을 KBS 구조조정 규모라고 보면 되느냐”고 했다. 박 사장은 “수신료 추이를 봐야겠지만, 최악의 수준으로 급감할 경우 그런 조치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내년 인건비 1000억원을 줄이겠다는 말을 듣고 제가 당황스러웠다”며 “1년 만에 1000억원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저는 굉장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사장은 “인건비에는 여러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직원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만으로 1000억원의 인건비를 줄일 계획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임금과 구조조정, 명예퇴직, 직급 인사 제도 개선에 따른 임금 상승분 개선 등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박 사장은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1000억원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수년간 지적되어 온 연월차 수당을 전체 소거하면 3년간 186억원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관리직이 반납한 임금은 33억원이고, 신규 채용 중단‧자연 감소분으로 100억원 정도를 기대한다”며 “100~200명의 명예퇴직으로 120억~240억원의 감소를 예상한다”고 했다.

박 사장은 또 노조에 10% 임금 삭감을 제안하고, 동의를 얻어낸다면 495억원의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모두 합친 금액이 1000억원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KBS는 IMF를 능가하는 위기를 겪고 있다”며 “노조와의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급한 불을 꺼 자본잠식으로 가는 극단적 상황은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추가 발언을 통해 “KBS 경영을 정상화한다는 당위성은 존중하지만, 인적 구조조정 문제는 굉장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직장을 잃은 가장의 가정 문제, 사회적 비용 손실 등을 충분히 생각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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