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쏘여 친환경 콘크리트 블록 만든다

생분해성 고분자 복합소재 제조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친환경 콘크리트 블록(왼쪽) 기존 제품과 바이오매스 추가 생산 제품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방사선을 쏘여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바이오매스로 친환경 콘크리트 블록을 만드는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19일 ‘방사선 이용 바이오매스 함유 생분해성 고분자 복합소재 제조 기술’을 이레콘텍에 이전하는 기술실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일반 콘크리트 블록은 사용하고 버려질 때 건설 폐기물로 분류돼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번 생분해성 고분자 복합소재 제조 기술로 만든 친환경 콘크리트 블록은 주변 식물의 성장을 도와주고, 재활용하지 않고 버릴 때는 자연분해하는 장점이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21년 방사선을 활용한 하이드로겔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물에 녹는 플라스틱 같은 수용성 고분자 물질에 10MeV(1000만 전자볼트)급 전자빔 가속기로 특정 세기의 방사선을 조사(照射)하면 분자 사슬이 연결돼 하이드로겔을 제조할 수 있다. 물을 함유한 젤 형태인 하이드로겔과 나무, 쌀겨, 커피 찌꺼기, 가축분 퇴비와 같은 바이오매스를 섞으면 자연 상태에서도 물과 미생물에 쉽게 분해된다.

친환경 콘크리트 블록은 하이드로겔과 바이오매스, 콘크리트 조성물을 최적 비율로 조합해 만든 것이다. 하이드로겔의 특성 때문에 물 저장·흡수가 필요한 장소에 블록을 설치하면 건조한 환경에서도 지속해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한다. 블록은 하천이나 강둑에 식생 옹벽·호안(護岸) 형태로 사용할 수 있으며, 주차장 잔디 블록과 스마트팜 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다.

이레콘텍은 콘크리트 호안·옹벽 블록 제조 기업이다. 친환경 블록 제작을 위해 한국발명진흥회 지식재산거래소를 거쳐 연구원과 기술 매칭을 시도했고, 계약을 체결했다. 정액기술료 7000만 원에 매출액 1%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정성린 방사선융합기술연구부 책임연구원은 “바이오매스와 하이드로겔이 콘크리트 블록 기능성 향상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적용한 최초 사례”라며 “앞으로도 바이오매스와 하이드로겔을 활용해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연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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