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많이 하는 韓 노인, 왜 가난할까?…"한국이 OECD 1위" 또 오명
"한국, 2082년 세계에서 가장 나이든 국가 될 것…연금 제도 미성숙"
한국이 올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조사에서 노인 빈곤율 1위를 차지했다. 일하는 노인 비율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데도 빈곤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노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2082년에는 노동 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도 모자랄 정도로 한국 노인 인구가 급증할 것이라고 OECD는 전망했다.
소득빈곤율은 평균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인구 비율을 가리킨다. 37개국 중 소득빈곤율이 40%대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2위 에스토니아는 34.6%, 3위 라트비아는 32.2%였다.
노인 빈곤 문제는 고령층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66~75세 집단에서 한국 소득빈곤율은 31.4%였고 76세 이상 집단에서는 52%였다. 각 집단에서 소득빈곤율이 30%, 50% 이상으로 올라간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전체 인구의 평균 소득 대비 노인 소득 비율에서도 한국은 최하위 수준이었다. 66세 이상 한국 노인에게 주어지는 가처분소득은 전체 인구의 평균 소득 대비 68%로 리투아니아(67.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76세 이상 집단의 가처분소득은 평균 소득 대비 58.6%로 최하위였다.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지니계수는 0부터 1 사이 숫자로 표시되며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66세 이상 노인층 지니계수가 가장 높은 곳은 0.5를 기록한 코스타리카였다. 코스타리카 전체 인구 지니계수는 0.487로 노인층과 큰 차이가 없었다. 소득불평등이 심각하긴 하나 노인층만의 문제는 아니라라는 뜻이다.
반면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집단 지니계수는 0.376, 전체 인구 지니계수는 0.331이었다. 둘 사이의 격차는 0.045로, OECD 37개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한국 노인 집단이 사회 평균보다 훨씬 심각한 소득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음을 가리킨다.
원인은 빈약한 연금으로 꼽힌다. 연금 소득대체율에서 OECD 평균은 50.7%였지만 한국은 31.6%에 불과했다. 이는 국민연금과 같은 의무적 공적연금과 의무적 사적연금을 합쳐 계산한 결과다.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등 8개국은 사적연금 가입을 강제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소득대체율은 74.7%였고, 66세 이상 노인 집단과 전체 인구 지니계수는 각각 0.248, 0.297이었다. 노인 집단 지니계수가 한국과 달리 사회 전체보다 낮았다. 이는 노인층 소득분포가 사회 전체에 비해 균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스의 66세 이상 노인 집단 지니계수도 0.285로 사회 전체(0.32)보다 낮았다. 그리스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80.8%에 달했다.
보고서에서 OECD는 "그리스, 이탈리아 등 국가는 2019년 기준 GDP의 16%를 연금에 지출한다"며 "반면 칠레, 한국, 멕시코 등 국가가 연금에 지출하는 재정 비율은 GDP의 4% 이하"라고 했다. 이어 한국을 집어 "연금 제도가 아직 미성숙하다"고 지적했다.
OECD는 "한국은 OECD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에 직면했다"며 "2082년 한국은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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